[문화人칼럼] 이종결합의 시대에 대해 말하다!

  • 오피니언
  • 문화人 칼럼

[문화人칼럼] 이종결합의 시대에 대해 말하다!

조상영 미술학 박사(미술작가·평론)

  • 승인 2023-09-20 09:37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clip20230920085205
조상영(미술학 박사)
이종 결합은 서로 다른 종류의 것을 관계를 맺게 하거나, 둘 이상의 사물이나 사람이 서로 관계를 맺어 하나가 되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현대에는 브랜드, 공학과 예술, 경제와 생물학, GS25와 반값 택배, 인간과 로봇의 결합인 사이보그, 인간+돼지의 세포를 결합한 인공신장 세포 융합기술, 엔진과 모터가 합쳐진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념 등에서 이종결합 방식을 사용하여 새로움을 자극한다. 즉 현대의 이종결합은 돈을 벌기 위해, 인간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신기술을 가속화시킬 때 사용하는 아이디어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종결합의 기원은 고대부터 존재했다. 다른 종의 생명체 세포가 섞인 키메라들 또는 초인적인 힘을 가진 독특한 이종 간 존재들이 사람들과 섞여 지구 전체에 살고 있었다. 몸은 사자지만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한 스핑크스, 하반신은 물고기 상반신은 사람의 모습을 한 인어 등의 반인반수들을 볼 수 있고,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폴론, 제우스, 헤라, 헤르메스, 비너스 등 다양한 능력을 가진 신들이라 불린 존재들도 이종결합된 결합체들이다.



특히 중국 최고의 신화집인 '산해경'에서는 서로 다른 생명체들이 결합 된 황당무계한 괴물들로 가득하다. 올빼미 같은데 사람과 같은 손을 갖고 있는 주, 용의 몸에 사람의 머리를 한 뇌신(雷神), 개 같이 생겼지만 여섯 개의 발이 있는 종종(從從) 등 수백여 가지의 키메라들이 세세하게 설명되어 그려져 있다. 초현실주의 미술 작가들보다 더 초현실적이라 놀랍다. 이런 존재들은 실제로 존재했을까? 실제로 보지 않고 어떻게 그 많은 괴물들의 모양과 기능, 능력, 이름 등을 상상했을까?

이집트도 매우 유사한 존재들이 많다. 역사 기록의 아버지인 그리스인 헤로도토스의 '역사' 2권에서 이집트의 고대 도시 테베를 방문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이러한 동상들이 나타내는 사람들이 필멸의 존재이며 신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전에는 신들이 이집트의 왕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신들이 인간 옆에서 나란히 살았다는 것이다. 이집트인들은 이 모든 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고 주장한다. 항상 흘러간 세월을 계산하고 연대기를 꾸준히 써 왔기 때문이다"라고 말이다.



플톨레마이오스 1세 시대에 살았던 마네토와 유세비우스가 남긴 고대 저술들은 신들과 반신반인의 이름들을 나열하며 역사를 시작한다. 당시 이 존재들은 사람들이 신들로 추앙했는데, 신들이라 불리는 존재들은 이집트를 1만 3900년 동안 지배했고 그 이후에는 반신반인들이 1만 1000년 동안 지배했다고 기록한다.

유세비우스가 인용한 고대 이종결합 생명체에 대한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당시 신들은 기이한 모습을 한 괴물 같은 야수들을 만들었다. 두 날개를 가진 남자와 네 개의 날개와 두 얼굴을 가진 것도 있었다. 그들은 몸은 하나지만 남녀 머리 두 개를 가졌다. 그리고 남녀 모두의 생식기를 가지고 있었다. 염소의 다리와 뿔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다. 혹은 뒷모습은 말이고 앞모습은 사람인 것도 있다. 신들이 만든 다른 야수들 가령, 인간 머리를 한 소, 몸이 네 개인 개, 엉덩이에 물고기 꼬리가 나온 것도 있었다. 닭의 머리를 한 말들, 말의 머리와 몸을 가졌지만, 물고기의 꼬리를 가진 괴물도 있다. 각종 야생동물의 형태를 가진 야수들도 있었다. 이러한 야수들 외에도 물고기와 파충류 뱀과 많은 이상한 생명체가 있었다."라고 기록했다.

고대의 마야, 그리스, 이집트, 중국, 인도인들에게는 매우 비슷한 키메라 이미지들을 갖고 있다. 현대의 이종결합 신기술은 사실 믿기지 않는 고대의 이종결합 기술들을 다양하게 이어가려고 노력한다. 과거와 미래는 연결되어 있다.

/조상영 미술학 박사(미술작가·평론)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곡교천 탕정지구 연계사업' 밑그림 그려졌다"
  2. 주말 사우나에 쓰러진 60대 시민 심폐소생술 대전경찰관 '화제'
  3. 대전 교사들 한국원자력연 방문, 원자력 이해 UP
  4. 낮고 낡아 위험했던 대전버드내초 울타리 교체 완료 "선제 대응"
  5. 대전우리병원, 척추내시경술 국제 교육 스파인워커아카데미 업무협약
  1.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장­호흡재활센터 개소
  2.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3.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졸업자 지역 취업 증가 목표…실현 가능할까?
  4. 유등교 중고 복공판 사용 형사고발로 이어져…안전성 이슈 재점화
  5. "함께 걸어온 1년, 함께 만들어갈 내일"

헤드라인 뉴스


공백 채울 마지막 기회…충청권, 공공기관 유치 사활

공백 채울 마지막 기회…충청권, 공공기관 유치 사활

이재명 정부가 2027년 공공기관 제2차 이전을 시작하기로 한 가운데 대전시와 충남도가 '무늬만 혁신도시'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20년 가까이 정부 정책에서 소외됐던 두 시도는 이번에 우량 공공기관 유치로 지역발전 모멘텀을 쓰기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배정에서 제외됐다. 대전은 기존 연구기관 집적과 세종시 출범 효과를 고려해 별도 이전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됐고, 충남은 수도권 접근성 등 조건을 이유로 제외됐다. 이후 대전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 세종 이전과 인구 유출이 이..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직장맘에게 지급하는 출산 전후 휴가급여 상한액이 내년부터 월 220만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하한액이 출산휴가급여 상한액을 웃도는 역전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출산전후휴가 급여 등 상한액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는 출산 전과 후에 90일의 출산전후휴가를 받을 수 있다. 미숙아 출산은 100일, 쌍둥이는 120일까지 가능하다. 이 기간에 최소 60일(쌍둥이 75일)은 통상임금의 100%를 받는 유급휴가다. 정부는 출산·육아에 따른 소득 감소를 최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10일 소상공인 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 서구 월평동 '선사유적지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