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비나 눈이 내릴 때 어디를 여행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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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하추동]비나 눈이 내릴 때 어디를 여행하면 좋을까?

유희동 기상청장

  • 승인 2023-09-19 17:15
  • 신문게재 2023-09-20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유희동 기상청장
유희동 기상청장
'미래에 대한 최선의 예언자는 과거이다.' 영국의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이 남긴 말로 과거는 미래와 분리되지 않으며, 과거는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는 뜻이다. 인간의 삶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이 말은, 자연 현상인 날씨에도 적용된다. 기온, 습도, 바람, 기압, 강수 등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를 우리는 '관측'을 통해 기록하며, 관측자료와 수치모델을 활용하여 미래의 기상예측 자료를 생산한다. 인간의 삶과 마찬가지로 자연 현상도 기상기후 데이터라는 과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기상청에서는 하늘, 땅, 바다, 우주 등 대기를 입체적으로 관측하고 있으며, 하루에도 수십 테라바이트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기상기후 데이터가 생산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해 우리는 미래의 날씨를 예측하고 위험 기상에 대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농업, 에너지, 관광 등 다양한 분야와 융합하여 우리의 일상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생활에 가치를 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역기상융합서비스가 있다. 지역기상융합서비스는 기상기후정보를 농업, 환경, 에너지, 관광 등 다양한 분야와 접목하고 분석하여 지역 사회의 현안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농업 분야에서는 과수의 생육 시기별로 영향을 주는 서리, 냉해, 일조 등의 기상재해가 예상될 경우, 농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여 피해를 예방하고, 농가의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CCTV 영상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바다 안개의 발생 유무와 가시거리를 분석하고 위험 기상을 신속하게 전파하여 대비할 수 있게 한다.

관광 분야는 어떨까. 최근 몇 년 동안 코로나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지역 관광, 축제 등 일상적인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지역 관광산업이 침체를 겪었다. 충청남도의 경우 2020년 방문자 수는 전년 대비 11%, 관광소비액은 전년 대비 16% 감소하였는데, 이 수치만 보더라도 관련 산업이 심각한 위기를 겪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에 기상청에서는 지자체와 협업하여 침체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관광객의 안전한 여행을 지원하고자 관광기상융합서비스를 개발하였다.



우리는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일기예보를 꼭 확인한다. '비가 내리거나, 눈이 오는 날씨에는 어디를 여행하면 좋을까?'라는 고민은 누구나 한 번쯤 해 보았을 것이다. 이럴 때 관광기상융합서비스를 활용하면 좋다. 이 서비스는 관광 정보와 기상예보 등 필요한 정보를 각각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날씨와 관광 유형에 따라 나에게 맞는 관광지를 추천해 주는 서비스이다. 현재 충남관광 누리집에서 제공 중이며, 여행 날짜와 테마, 교통편, 누구와 가는지를 선택하면 일기예보를 고려하여 충남의 100여 개 관광지 중에서 나에게 맞는 관광지를 추천해 준다.

관광기상융합서비스는 관광 빅데이터와 기상기후 데이터를 분석·매칭하여 관광지별로 강수, 바람 등 계절별 기상현상과 관광객 수의 상관성을 도출하고, 인공지능(AI) 모델을 활용해 기상기후정보에 따른 관광지를 추천하여 사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관광지의 빅데이터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한 해시태그를 통해 계절과 기상요소, 최신 관광 경향에 맞는 관광지도 살펴볼 수 있다. 이처럼 관광기상융합서비스는 관광객에게 편의와 안전한 여행을 제공하며, 지자체와 지역민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지자체는 수요기관으로서 관광기상융합서비스를 관광객 유치와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으며, 지역민은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소득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장마철 집중호우와 폭염, 태풍으로 유난히 자연재해가 잦았던 여름을 뒤로하고, 잠시 멈춰서 숨을 고르고 주위를 둘러볼 시기가 됐다. 여행을 통해 그동안의 상처를 보듬고 회복하면서 우리의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을 가져 보면 어떨까. 그리고 여행 계획을 짤 때 나만의 맞춤 관광지를 추천해 주는 관광기상융합서비스와 함께한다면, 더욱 풍요로운 가을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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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명곡이 재조명 받는다. 1990년대 옷 스타일도 다시금 유행이 돌아오기도 한다. 이를 이른바 '역주행'이라 한다. 단순히 음악과 옷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 재차 살아난다. 신규 분양이 되며 세대 수 상승에 인구가 늘기도 하고, 옛 정취와 향수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원도심과 신도시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 다시금 상권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역주행 상권이 지역에서 다시금 뜨고 있다. 여러 업종이 새롭게 생기고, 뒤섞여 소비자를 불러 모으며 재차 발전한다. 이미 유명한 상권은 자영업자에게 비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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