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나 경제부 기자. |
핵심은 진정성이다. 그는 조금이라도 부담스러운 마음이 느껴진다면 봉사나 기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억지로 나누는 마음은 어떻게든 티가 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던 점은 내가 그를 인터뷰하겠다고 다짐한 계기도 그가 소상공인에게 무료 마케팅 컨설팅을 하고 있다고 해서다. 그를 인터뷰하면 기사를 통해 무료 상담을 독자들에게 알릴 기회가 됐을 거라고 판단했다. 결국 그도 선한 영향력을 통해 대중에 자신을 홍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선한 영향력이 마케팅의 전부는 아니다. 상품과 서비스의 경쟁력, 시장조사, 브랜딩, 온라인 광고 기법 등도 수반돼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는 투표와 같다. A 기업의 제품을 사는 것은 A 기업에 표를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소비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가치 소비가 유행하고 있다. '돈으로 혼쭐내다'는 뜻의 '돈쭐내다'는 좋은 일을 하는 기업이 돈을 벌도록 매출을 올려주는 유행어다. 안전사고, 갑질 논란이 있는 기업에 불매운동도 확산하고 있다. 소비자는 캠페인을 SNS로 공유하며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널리 확산시키기도 한다. 기업이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사회공헌 활동을 하며, 법과 윤리를 철저히 준수하는 ESG 경영이 화두로 떠오른 이유다.
지역 기업에도 ESG 경영을 기대해 본다. 여름철 폭염과 폭우로 기후위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친환경 행보를 보이는 건 어떨까? 9월 23일 대전에선 기후위기와 불평등 해결을 촉구하는 기후정의행진이 진행된다. 이러한 행사에 발맞춘다면 기업 홍보와 브랜딩에도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진정성은 필수다. 진정성이 없다면, 친환경인 것처럼 거짓 홍보하는 '그린워싱'이라고 비판받을 수 있다. 요즘 소비자들이 그만큼 똑똑해졌다. 기업이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는 축소하고 재활용 등 일부 과정만을 부각해 마치 친환경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도 그린워싱에 해당한다.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지역 경제계의 선한 영향력이 확산하길 바란다.
이유나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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