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철 금융감독원 대전충남지원장. 이성희 기자 |
- 올해 새롭게 금융감독원 대전충남지원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소회와 그동안 어떻게 보냈는지 설명해 달라.
▲지난해 12월 말 대전충남지원장에 부임한 후 3년여간 코로나19로 중단되거나 축소 운영됐던 지원업무를 정상화하는 데 매진했다. 금융회사 현장검사업무를 재개하고 금융교육을 비대면 온라인강의에서 대면교육으로 전환했다. 지자체, 경찰청, 시민단체 등과 함께 보이스피싱 예방 및 불법 사금융 근절을 위한 캠페인 등에 참여해 지역 유관기관과 업무협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연초 조직개편으로 지원인력이 줄어든 어려운 상황에서도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기 위해 큰 노력을 해 준 직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 올여름 집중호우 피해를 본 충청권 지역에 금융상담센터를 열었다. 지역민들이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았으며, 지역민들의 반응은 어떠했는가.
▲정부는 지난 7월 집중호우로 큰 손해를 입은 13개 지자체에 대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고, 우리 지역 충남에서도 청양, 공주, 부여, 논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에 우리 지원에서는 지역민들과 지역 중소기업의 신속한 피해복구를 지원할 목적으로 충남 4개 지역에 현장 금융상담센터를 개설하고 수해민들이 긴급생활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안내했다. 기존 대출만기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등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보험료 납부 유예와 함께 피해 관련 보험금을 신속히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다행스럽게도 전 국민의 관심과 노력으로 수해 피해는 빠르게 복구됐으며, 우리 지원 직원들도 조금이나마 지역사회의 어려움을 돕는 데 동참하게 돼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 시중 은행에서 오프라인 점포를 계속 줄이고 있는데, 지난 8월 대전에서도 공동점포가 생겼다. 지역 오프라인 영업점 폐쇄와 공동점포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코로나19에 따른 방역조치 강화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 등에 힘입어 비대면 금융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금융회사들은 오프라인 점포 폐쇄를 통한 비용 절감과 디지털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 오프라인 점포 감소 결과, 고령층과 농어촌 지역민 등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지 않고 인프라가 부족한 일부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이 하락하는 문제를 낳게 됐다.
이에 금융당국에서는 지난 4월 금융회사와 논의해 '은행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점포 폐쇄 결정 전에 은행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사전영향평가 시 외부전문가를 참여토록 하며, 점포 폐쇄 시 무인자동화기기(ATM)보다는 창구 대체율이 높은 대체점포를 우선으로 마련하도록 한 것이다. 이 대체점포 중의 하나가 공동점포이다. 오프라인 점포 중심에서 디지털 플랫폼으로의 전환은 금융환경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디지털 소외계층의 권익 보호도 중요한 만큼 공동점포 설치 이외에도 점포 폐쇄로 인해 발생할 불편함을 최소화할 지원방안과 금융서비스가 제한되지 않도록 인터넷뱅킹 교육을 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김명철 금융감독원 대전충남지원장. 이성희 기자 |
▲최근 지역 신협 강도사건 및 대규모 횡령 등 잇따른 금융사고는 금융회사들이 내부통제의 실질보다 형식과 외형에 치중해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기능이 작동하지 못해 발생했다. 또, 회원 중심으로 운영되고 노인들을 많이 상대하는 신협에 현금 거래가 많을 것으로 생각해 강도사건의 표적이 됐다고 본다. 그 이후 신협에서 점포를 두 명 이상 지키도록 조치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상호금융권의 부동산 PF는 조금 위험하다고 본다. 지금 금리가 최고 수준인데 부동산 경기는 6개월부터 1년 사이 나타난다는 점을 볼 때 내년 이후부터 부동산 경기가 더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본부에서 제일 역점을 둬 모니터링하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는 지난 6월 학계·법조계 등 전문가들과 금융회사들의 논의와 의견 수렴을 거쳐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주된 내용은 금융감독당국이 획일적인 내부통제제도를 제시하기보다 금융회사가 스스로 각자의 특성과 경영여건 변화에 맞는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운영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 임원 개개인의 책임을 명확히 정함으로써 내부통제에 대한 경영진의 관심과 책임감을 높이도록 했다. 금융권의 책임경영 확산을 통해 우리 금융산업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보다 발전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 다른 지자체에 있는 금융감독원에선 금융교육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대전충남지원에선 금융교육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지난 3년여간 코로나19 방역지침으로 대면 금융교육이 크게 줄고 화상을 통한 비대면 교육방식이 도입됐다. 비대면 교육은 우수한 콘텐츠 개발 등에 기여했지만, 디지털 매체에 접근하기 어려운 노령층 등 금융취약계층에는 일방식 온라인 교육보다 양방향식 대면교육이 효과적이다. 올해에 코로나19 방역지침이 완화됨에 따라 우리 지원은 여러 지역 기관들과 협력하여 대면교육을 적극 실시해 오고 있다. 육군훈련소 등 군 기관이 밀집한 지역의 특성을 살려 작년에 연 6회에 그쳤던 군부대 교육을 7월부터는 매월 10회 이상 현장에서 실시하고 있다. 육군훈련소 훈련병 대상 교육은 사회 초년생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도 지역 내 금융취약계층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확대하기 위해 지자체 등 관련 기관들과 적극 협력하고 교육수요를 계속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 추석 연휴를 앞두고 택배사와 항공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과 스미싱이 우려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대응 요령이 있으면 설명해 달라.
▲명절 기간 선물배송이 증가하는 점을 악용해 택배를 사칭하는 스미싱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문자나 카톡 등을 통해 원격제어 앱이 설치되면 휴대폰에 저장된 개인 금융정보를 이용해 계좌이체 등의 방법으로 자금을 편취하는 등 재산상 피해가 불가피하다. 택배 조회, 명절 인사 문자에 포함된 출처가 불분명한 인터넷 주소(URL) 또는 전화번호를 클릭해서는 안 된다. 가족, 지인을 사칭해 개인정보를 요구하거나 앱 설치를 요구하는 때도 있으므로 반드시 전화, 영상통화 등으로 상대방을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도 있다. 최근에는 재난지원금 신청 등 정부기관 사칭 문자를 발송하여 개인 금융정보를 탈취하는 새로운 유형의 스미싱도 나타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 올해 금융감독원 고객 만족도가 3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대전지원에선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올해 금융감독원의 고객만족도가 하락한 것은 경기침체로 인한 민원 증가와 장기적체 민원으로 인한 낮은 민원수용률 및 민원처리 장기화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대전충남지원에서는 민원이 급증하거나 많이 발생하는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개최해 민원수용률을 높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민원 담당 직원들에 대한 맞춤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높이고 집중도를 높여 처리기일을 최대한 단축하도록 하는 등 민원인들의 체감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 충청권에서 지역은행 설립을 추진 중이다. 충청 지역은행이 원만히 설립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우리 지역에서는 지역은행의 부재가 가장 큰 화두인데, 은행의 신규 설립은 금융소비자의 편익 증대, 경쟁 촉진뿐 아니라 금융시장안정 등 종합적으로 고려할 사항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의 손길이 닿지 않는 금융사각지역의 영세 자영업자나 중소기업들에 안정적인 금융기반을 마련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증대하는 효과도 있지만, 수신 경쟁 악화로 인한 리스크 증대 및 금융시장 불안정성 초래 가능성 등도 제기될 수 있다. 지방은행의 장·단점과 전체 금융시장에 미치는 효과 및 실효성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지역민뿐만 아니라 금융권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 지역 금융 생태계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은.
▲지역 금융 생태계 발전과 지역 경제의 발전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문제로 지역금융이 발전하려면 지역경제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본다.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해야 고용창출이 이루어지며 고용이 꾸준히 늘어야 지역경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지자체 및 지자체장의 노력이 중요하다. 우선 지자체는 기업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해 지역 중소기업의 설립과 성장을 지원하고 유망한 기업을 유치해 기업들이 지역민을 고용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 이들이 창출한 지역 자금이 지역 내에서 유통·운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도 마련돼야 한다.
- 대전이 발전하려면 어떤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지역을 발전시키려면 교통과 교육, 놀이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세종까지 지하철을 연결하고 서울 중상위권 대학교의 공대 대전캠퍼스를 만들면 좋은 시너지 효과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전엔 연구단지가 많으니까 산학연 협력 차원에서도 긍정적이다. 아이티나 바이오에 집중한 최첨단 디지털 건물을 만들어 무료에 가깝게 임대하는 것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
- 남은 임기 동안 목표는 무엇인가.
▲올 하반기 중 대전세종중소벤처기업청과 전통시장 상인의 금융사기 피해예방과 상생금융 지원을 위한 사업인 '장금(場金)이 결연'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 지원에서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업하는 첫 번째 사례인데 잘 준비해서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
대담=박태구 경제부장(부국장)·정리=이유나 기자·사진= 이성희 기자
●김명철 지원장은.
-1968년생
-전남고 졸업
-전남대 행정학과 졸업
-미시간주립대학교 재무학 석사 졸업
-한국 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정책학 석사 졸업
-1993년 증권감독원 입사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조사2국 조사4팀장, 은행감독국 은행영업감독팀장, 자산운용검사국 상시감시팀장, 금융투자국 건전경영총괄팀장, 자본시장감독국 건전경영팀장, 금융투자검사국 검사기획팀 부국장, 자산운용감독국 자산운용총괄팀 부국장, 2급 전남도청 파견실장, 2급 자산운용검사국장
- 2022년 12월 21일 現 대전충남지원장 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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