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계획을 보면 아래와 같다.
◇주최 : 충청예술문화협회
◇주관 : 충청예술 초대작가회
◇전시 기간 : 2023년 9월 14일(목)~27일(수) 2주일간
◇장소 : 갤러리 유원 A&C(대전 중구 대종로 유원오피스텔)
이날 전시된 작품만도 김정수 화가의 '인형의 집'을 비롯하여 서예의 대가 조태수의'연비어약', 전운한 사진 작가의 'power', 영동에서 참여한 오현미 화가의 '유희의 공간'과 역시 영동에서 참여한 김명동 화가의 '늦가을', 시인이면서 그림도 그리는 김영수 화가의 '현호색', 김창유 화가의 '네덜란드 풍경', 김용재 화가의 '고가의 봄', 류영신 화가의 '가을의 전설', 서정목 화가의 '홍매', 송명재 화가의 '의식의 자유', 이종수 서각가의 '금강경', 조경환의 탱화 그림인 '여의륜 관음보살' 등 70여 편의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아쉬운 것은 이들 작품들 모두를 소개하지 못하고 필자가 개관식에 참여한 분들을 중심으로 소개한 것이며, 특히 눈길을 끌었던 작품은 고명희 화가의 '희망 이야기'와 김기반 화가의 '행열', 박순동 화가의 '절망의 벽을 넘어', 신선숙 화가의 '위대한 스승'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오늘 전시된 작품들 가운데 작가들을 만나 설명을 들었던 작품들 가운데는 이종수의 서각 작품인 '금강경'과 조경환의 탱화 그림인 '여의륜 관음보살', 오현미의 '유희의 공간', 류영신의 '가을의 전설', 송명재 화가의 '의식의 자유'등이다.
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 설명을 들어보면.
이종수 서각가의 '금강경' |
석가모니와 수보리의 총 5170자나 되는 대화를 6개월에 걸쳐 한 자 한 자 목판에 새겼다 한다. 긴 경문을 붓글씨로 쓴 다음 목판에 양각으로 새기고 금니를 입혔다. 반야심경은 금강경의 축소판이라 한다. 그래서 팔만대장경의 핵심을 담은 경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덕산 이종수를 잘 알고 있다. 그는 하나의 작품을 완성시킬 때까지 온갖 佛心을 담아 완성시키고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작품마다 그 자체가 부처님 마음인 것이다.
조경환 화가의 '여의륜 관음보살' |
탱화는 불교 신자들의 신앙 대상이나 내용을 그린 그림을 탱화라 한다. 조선시대의 목각 탱화는 주목할 만한 조각 공예의 걸작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의 승려였던 묘예는 신라의 화엄 사상을 계승하여 원효와 의상의 족자 탱화를 만들어 늘 바라보고 흠모하였다 한다.
그러나 조경환 화가는 탱화를 그리되 웅장한 구도와 단아하고 우아한 자태, 자유로운 필선, 아름다운 금 문양을 주로 그렸다. 구조적으로는 본존(本尊)에 시선이 집중되도록 사다리꼴로 배치하거나, 협시(夾侍, 부처를 좌우에서 모시는 두 보살)의 둥근 두광(頭光)으로 하여금 본존을 떠받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공주 마곡사(MAGOKSA)는 100여 개에 이르는 충남.대전.세종 지역 조계종 사찰을 관장하는 대본산인데 이곳 마곡사 경내에 조경환의 주도로 '불모비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이곳에 세워진 비석은 덕산 이종수 서각가가 써서 세운 것이다.
송명재 화가의 '의식의 자유' |
그림은 유기적인 생명체라고 말한다. 조형적 낯설움과 캔퍼스를 구성하는 다양한 표현들이 긴밀한 협조 아래 이루어진다. 예술가에게 추상은 필연적이라고 역설한 아도르노처럼 낯설음은 어쩌면 현대 예술가가 짊어지고 가야할 임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은 고정된 관념에서 벗어난 시공의 흐름속에서 마티에르에 스며든 색채를 그리기도하고 뿌리기도 하였다 한다. '마부링기법'을 통하여 서로 상호교환, 심리적 정의나, 아름다움으로 늬앙스를 떠올리게 하였으며, 작가만의 느낌을 자유롭고 즉흥적인 과정을 통하여 작품의 세계를 지향하는 회화의 요체를 찾고자 노력했다 한다.
사람에게는 무언가를 정하는 -본성(본능), 정신(이성?), 심성(意識)의- 3차원이 있다.
의식(心性)이라 함은, 두뇌 속에 형성되어 있는 -색, 성, 향, 미, 촉, 어(語)등- 여섯 가지 정보(6識)와 그 정보가 -비교, 평가, 판단, 선택, 결정된- 상대적 언어(제7心識과 제8自意)인 마음(意)을 합쳐 의식이라 하는데 화가 송명재는 화지(?紙)에 물감 이것저것 칠해놓고 '의식의 자유'라는 그림을 탄생시켰던 것이다.
그랬을 것이다. 내가 맘 내키는 대로 그렸으니 '의식의 자유'일 밖에. 언젠가 시간 되면 왜 그렇게 망나니(?)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지 따져보고 싶다.
류영신 화가의 '가을의 전설' |
이 작품 역시 깊어가는 가을의 숲을 그리고 나뭇가지에 홀로 앉아 있는 새 한 마리를 그렸다. 시력이 나쁜 사람들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그린 새 한 마리였다. 류영신 작가는 "가을 새벽 안개 피어오르는 가을 숲속. 물소리 바람소리에 고요히 마음 모으면 전설처럼 안겨오는 소중한 사랑하나...작은 새의 맑은 영혼이 되어 노래하고 싶어라~¡!!"를 표현 하고자 그런 그림을 그렸다 한다.
설명하는 모습을 볼 때 사춘기 소녀 같았다. 사춘기 소녀라면 무슨 짓(?)은 못하랴. 개구쟁이처럼 새를 그리되 한 마리를 그렸고, 작은 새를 그렸다. 자신의 외로운 감정을 한 마리의 작은 새에 이입을 시켰던 것이다.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임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西域) 삼만리.
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임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리.
-중략-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구비구비 은핫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은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임아.
화가 류영신이여!
윗 시는 서정주 시인이 자신의 외로운 심정을 목이 젖은 새가 '귀촉도운다'라고 절규한 시다. 얼마나 외로웠으면 제 피에 취한 새가 운다고 절규하였을까? 그러니 어서 갱년기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바란다. 그래서 필자는 사춘기 소녀의 방황이라 한 것이다.
오현미 화가의 '유희의 공간' |
오 작가는 작품속에 왕좌 한 개를 그려 넣고 제목을 '유희의 공간'이라 하였다. 그러면서 '유희의 공간'은 품격, 행복, 즐거움, 그리고 나 자신에게 대접을 해주는 공간으로 평가하엿다. 그가 색채로 선택한 물감은 화려한 색감으로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이고 원천이라고 표현 하였다.
찬란한 색채로 범벅이 된 그림 속에 권위를 나타내는 왕좌(王座)!
그도 역시 사춘기 소녀와 같았다. 아니면 오십 대 여성들에게 찾아오는 갱년기의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는 여인이 아니었을까?
사람들은, 특히 여성들은 마흔이 지나 쉰 살이 다가올 무렵, 마음속으로 슬퍼했던 기억이 난다고 한다. 그래서 마흔을 앞두고 친하게 지내던 동창들도 나이 들어가는 자신을 만나고 싶지 않아 옷도 더 어리게 입고 '아줌마'라 부르면 예민해지곤 한단다.
그러다가 오십 대가 되자 더욱 우울해지고 혼자 있고 싶어지며 어딘가 정처없이 떠나고 싶어지는 심정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 작가도 그런 심정을 화폭에 담았을 것이다.
지나친 편견이라면 용서하기 바란다.
김용복/ 평론가
김용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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