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수학이 어려운 이유(하)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수학이 어려운 이유(하)

윤강준 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 승인 2023-09-14 16:26
  • 신문게재 2023-09-15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30914094218
윤강준 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우리는 지난 기고에서 수학이 어려운 이유와 '수포자'의 증가 원인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학생들이나 일반인들이 수학을 어려워하고 또 학교에서 학년이 거듭될수록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근본적인 원인은 단순하게도 우리가 수학에 대해서 모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수학이 무엇인지를 모르기 때문이며 왜 배우며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막연히 어려운 기호나 공식들을 암기해서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려고 하니 당연히 수학이 어렵기만 하고 흥미나 즐거운 또한 느낄 수 없게 된다.

우리가 집을 짓고자 할 때 집의 골격은 철골이나 목재, 벽돌 등을 사용하고 나무의 크기를 맞추기 위해서 절단할 땐 톱을 사용하며 또 연결할 땐 못과 장도리를 이용한다. 즉, 우리가 집을 짓고자 할 때, 어떠한 재료와 도구들이 필요한지를 파악하고 그 재료와 도구들의 쓰임새를 활용해 집을 완성한다. 수학도 마찬가지다. 수학은 자연의 현상이나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언어이며 집합, 방정식, 함수, 공간도형, 미적분, 확률 등 수식과 개념들은 자연현상에서 일어나는 대상들을 수학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만든 도구들이다. 즉, 수학은 생각이나 현상을 수식과 여러 수학적 개념들을 도구로 사용해 표현하고 논리적 사고를 통해 제시된 주장이나 표현들을 이해하는 학문이며 주어진 상황에서 최적의 결론을 도출하는 사고방식이다, 그래서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자연이라는 위대한 책은 수학이라는 언어로 씌워져 있으며, 그 언어를 아는 사람만이 읽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학교의 수학교육은 식과 개념들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즉 도구의 쓰임과 활용법(논리적 사고력)을 배우는 과정이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단순한 풀이보다는 여러 문제나 현상들을 수와 식 그리고 수학적 개념들을 이용해서 스스로 현상을 설명하도록 학습시킨다면 위에서 언급한 수학에 대한 고민은 해소될 것이며 이것이 수학교육의 목적이라고 여긴다.

수학은 예술, 문학, 체육, 과학 등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을 살아가면서 보다 즐겁고 행복하며 가치있게 살아가기 위해서 배우는 것이지 이들이 삶의 절대적 가치는 아니다. 그래서 모든 학생들이 수학의 전문가가 될 필요가 없으며 단지 우리는 원활한 소통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학적 지식만 겸비하면 되며, 주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이해하고 또 많은 조건들이 주어진 상황에서 최적의 결론을 판단할 수 있는 (논리적) 사고력만 배양하면 된다고 여긴다.

이를 위해서 학교에서의 수학교육은 수학의 기본적인 개념들을 이해하고 이런 개념들을 학생 스스로 다룰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방향을 뒀으면 한다. 그리고 대학진학을 위한 수학(修學)능력시험에서는 그 취지대로 대학에 진학해 학업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기초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시행했으면 한다. 그러면 유능한 학생들을 선발하기 원하는 대학들과 또 자녀들을 유망한 대학에 진학시키고자 하는 학부모들의 반대가 있을 것이다. 공과대학이나 자연대학 의과대학 등 높은 수준의 수학적 능력을 요하는 분야를 위해서 현재 많은 분야에서 시행하고 있는 자격시험을 수학에도 적용해 1년에 두 차례 정도의 난이도별 수학(數學)능력 자격시험을 국가가 주도해 만들어 수학적 능력의 습득 유무를 필요로 하는 학생들이 응시하고 또 어느 정도의 수학적 능력을 필요로 하는 대학이나 학과에서는 이런 자격시험의 결과를 요구하면 어떨까 한다.

이런 방법으로 수능에서는 수학의 변별력 문제를 해소하고, 학교에서는 기초적인 개념들을 이해하고 다루는 데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내용을 최대한 쉽게 다뤘으면 한다. 학생들이 성취를 통한 즐거움을 느끼면서 수학의 기초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 그룹별로 문제해결을 만들고 토론을 통하여 경쟁하면서 해결방법을 찾아간다면,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학적 개념을 이해하며 또한 활용하는 능력을 습득할 수 있으며 나아가 타인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논리적 사고력은 자연스럽게 배양될 것으로 여긴다.

윤강준 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의료원 ‘어떻게 지을까’… 시공사 공고 앞두고 주민·의료계 의견 듣는다
  2. 대전 여야, 2차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놓고 '공방전'
  3. 대전교도소·대전의사회 협력, 수용자 대면진료 ‘메디컬센터’ 전국 첫 개설
  4. 90년 역사 품은 테미오래,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공간으로
  5. 32사단, 대둔산에서 6·25 전사자 유해발굴 착수
  1. 대전 금연구역 5만여 곳에 지도원 35명… 단속 한계에 정책 실효성 의문
  2. 대전 서구 '구청장 직통문자' 100일…민원 999건 접수
  3. '대학생이 제안한 위성을 우주로'…항우연 경연대회 7개 팀 선정
  4. 탈석탄 충남, 신재생 전환 이익 절반은 역외로
  5. [세상보기] 각자도생의 시대

헤드라인 뉴스


대전교도소 수용자 대면진료 ‘메디컬센터’ 전국 첫 개설

대전교도소 수용자 대면진료 ‘메디컬센터’ 전국 첫 개설

대전교도소가 전국 교정시설 중 처음으로 스마트 메디컬센터를 구축하고 대전시의사회와 협력해 수용자에게 가장 필요한 안과와 이비인후과 그리고 신경과에 대한 시설 내 전문진료를 시작한다. 2005년 교정시설의 원격진료가 허용된 이후 수용자 의료처우 개선을 위한 가장 혁신적인 도전으로 여겨져 주목받고 있다. 법무부는 22일 유성구에 위치한 대전교도소에서 스마트 메디컬센터 개소식을 갖고 새롭게 조성하고 확보한 시설과 장비를 소개했다. 이날 법무부 교정본부 권창모 의료과장과 이동철 의료 교정관이 참석하고, 김재술 대전교도소장 주관으로 임정혁..

세종 `장애인 학대사건` 무혐의 뒤집혀… 시설 직원 구속 송치
세종 '장애인 학대사건' 무혐의 뒤집혀… 시설 직원 구속 송치

세종시 장애인 거주시설 학대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시설 직원이 구속 송치됐다. 경찰이 초기 수사 과정의 미흡함을 인정하며 재수사 돌입한 지 5개월 만이다. 세종경찰청 강력마약범죄수사대는 시설 직원 A(30대) 씨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지난 13일 대전지방공소청에 구속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사건 발생 1년여 만인 지난 5월 재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시설 내 목격자 진술과 A 씨의 근무 시간 등을 토대로 혐의를 입증할 만한 정황을 확보하고 지난 7일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앞서 경찰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A 씨에게 무혐의 처분..

고교 이주배경학생 급증하는데…대전·세종 한국어학급 `0`
고교 이주배경학생 급증하는데…대전·세종 한국어학급 '0'

대전과 세종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주배경학생이 797명에 달하지만, 이들을 위한 한국어학급은 한 곳도 운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과 충북이 각각 한국어학급을 운영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대전·세종은 고교 단계의 한국어 교육 기반이 부족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기준 대전지역 고교 이주배경학생은 655명, 세종은 142명으로 집계됐다. 두 지역의 학생 수를 합하면 797명이지만, 고등학교 한국어학급은 모두 운영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

  • 2026 대전 장애인 취·창업박람회 성료 2026 대전 장애인 취·창업박람회 성료

  •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대전 3대 하천 가을 꽃단지 ‘인기’

  • 대전경찰청,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 대전경찰청,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