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조 대전 동구청장이 12일 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심효준 기자) |
관련 예산 전액 삭감을 결정한 더불어민주당 측에선 추후 재검토를 제안하고 있지만, 집행부와 국민의힘 측에선 민생 현안이 정쟁의 도구로 변질되고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하면서 강 대 강 충돌이 예상된다. <중도일보 9월 12일자 2면 보도>
12일 취재결과, 동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제274회 임시회의 핵심 쟁점 사안인 글로벌 아카데미 조성 사업과 관련한 실시설계 용역비(4억 5000만 원)를 전액 삭감 결정했다. 삭감 결정의 공식적인 이유는 사업 졸속 추진에 대한 우려다. 글로벌 아카데미 설립 연구용역의 최종 결과가 최근에서야 나온 만큼 경제성과 적절성을 판단하기엔 아직 무리가 따른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입지 선정 위치와 도출 시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설립 추진에 전면 제동이 걸린 것이다. 관련 예산 원안 통과를 원했던 동구와 국민의힘 측에선 지역 학부모들의 염원이 정쟁에 휘말려 피해를 보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희조 동구청장은 이날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아카데미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는 결정을 듣고 구청장으로서 매우 비통한 심정"이라며 "여야를 떠나 의원들이 먼저 나서서 촉구해야 할 일인데도 이런 결정을 내린 의회의 의중을 이해하기 힘들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믿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민들의 염원이 큰 현안인 만큼, 의회의 결정에 대한 역풍을 장담하기 어렵다. 13일 마지막 본회의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싶다"고 밝혔다.
예산 삭감을 주도한 민주당은 합당한 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특히 일각의 정치적 목적이 담긴 게 아니냐는 의심에 동서 교육격차 해소는 여야를 떠나 같이 풀어갈 핵심 현안인 점을 들며 글로벌 아카데미가 향후 대규모 예산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신중한 검토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재규 동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민주당·가선거구)은 "합리적인 과정을 거치자는 의견이 많아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정치적 판단이었다면 다음 달 재검토를 요청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우선 집행부에 이르면 다음 달 재검토를 제안한 상황이다. 경제성과 적절성에 대한 우려가 종식될 수 있다면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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