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하 건양대 총장 |
청년은 국가의 자원이며 우리사회 더 나아가 인류의 미래이다. 이러한 청년들이 사회의 일원으로써 역할하고 성장하는 과정에 대학이 존재한다. 따라서 대학은 단지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고등교육기관의 역할을 넘어 우리사회를 지탱하고 국가의 미래를 담보하는 핵심적 기능의 역할을 해야 한다. 필자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항상 이러한 부담감과 책임감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그리고 우리가 학생들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가에 대해 늘 반추한다.
대학을 시장공급체계로 설명한다면 분명 공급자이며 제조자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는 대학 교육과정이라는 일련의 생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을 경쟁력있는 상품으로 제조한다. 상품의 경쟁력이 단지 제조 공정에만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분명 상품 자체의 생산 품질은 무엇보다 우선되는 가치일 것이다. 따라서 학생 자체가 경쟁력 있는 재원이 될 수 있도록 대학이 기능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공급자인 학교법인, 교수, 직원 등 여러 요체가 대학사회에 존재하지만, 학생은 그 무엇보다 또 그 누구보다 우선돼야 한다. 바로 '학생우선'이라는 원칙이다.
따라서 대학은 과연 학생우선 원칙에 충실한가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원칙은 다양한 각도에서 점검될 수 있다. 먼저 학내 정책과 프로세스가 학생우선적인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혹시 행정이나 교육과정이 공급자인 교수 혹은 직원 편의적이지는 않는지 봐야 한다. 만약 현행의 행정지원시스템이나 교육과정이 학생들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조정해야 할 것이다. 혹시 존재할 수 있는 학과간의 장벽, 고루한 과거 지식으로 점철된 교육과정, 빈곤한 교육 컨텐츠 등은 과감히 혁파돼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학의 학습 제공 범위를 좀 더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 시대가 바뀌면서 대학이 제공하는 고등교육의 범주도 우리사회를 벗어나 인류사회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의 범주가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글로벌 영역으로 확대돼야 할 것이다. 전통적인 대학의 기능은 이론적 학문에서부터 문제해결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 대인관계 능력 등 직업인으로써의 사회화 과정을 함양하도록 도와주는 것이었다. 이러한 기능은 단순히 직업을 탐색하는 개인적 차원의 단편적인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었다. 이제 대학은 개인적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 문제 뿐만 아니라 세계적 추세에 발맞출 수 있는 글로벌한 시각을 학생들에게 심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미래사회의 다양성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유연한 사고를 가진 미래의 청년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이제 대학들은 변신을 위해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해 나가고 있다. 과거 수십년된 관행으로 누적된 각종 장벽을 허무는 것이다. 학문 분야간의 협력과 융합을 촉진하고 효율적인 의사소통과 협력을 위한 구조적 장벽을 과감히 혁신해야 한다. 미래 사회를 책임질 청년들을 위해 지역과 손잡고 세계적 대학이 되기 위해 대학은 치열한 노력을 기울이고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기업은 이러한 노력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청년의 날을 바라보는 보면서 필자가 느끼는 감정은 알 수 없는 미안함이다. 이는 아마도 미래 사회를 살아야 하는 우리 청년들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충분히 도와주지 못함에 대한 자책일 것이다. 이는 비단 대학만의 문제라기 보다는 공동체가 가져야 하는 공동의 책임의식일 것이다. 다시 한번 청년의 날을 기념해 청년들의 밝은 미래와 성공을 간절히 희망한다. 이는 청년 개개인의 성공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 모두의 성공일 것이기 때문이다. /김용하 건양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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