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사망해 교육계가 술렁이고 있다. 사진은 대전교육청 정문 모습. |
8일 대전교육청 및 교원단체, 교사노조 등에 따르면, 고인이 된 A교사는 전국적으로 서이초 교사의 49재가 열린 다음날인 9월 5일 자택에서 다친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7일 오후 끝내 숨졌다.
A교사 사망 원인으로 학부모의 악성민원과 아동학대 고소 등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A교사는 지난 2019년 해당 초등학교에서 재직 당시 일부 학생들을 훈육했다는 이유로 학부모들로부터 아동학대로 고소를 당했다. A교사는 이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으며, 오랜시간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듬해인 2020년 무혐의로 종결됐지만, 최근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로 당시의 고통이 떠오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해당 학부모와 같은 지역에 거주한 것으로 알려져 A교사의 심적 부담이 더욱 컸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지역 교원단체들은 추모행사를 지낸 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충격을 받은 상태다. 이들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시교육청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이날 대전전교조는 성명서를 통해 "계속되는 선생님들의 안타까운 소식에 가슴이 미어진다"면서 "교육부와 대전교육청은 무엇을 하고 있었냐"며 교사의 존엄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김현희 지부장은 "해당학교 학생들이 충격을 받을 것 같아 말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최근 교육계에 이 같은 일이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대전교총 관계자는 "A교사가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와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탓에 자주 만나는 등 심리적 어려움이 컸었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며칠 전에 추모행사를 열었는데, 이 같은 일이 벌어져 너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조사단을 구성해 현장에 파견했으며,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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