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해마다 찾아오는 산사태, 이젠 대응 가능하다!

  • 오피니언
  • 목요광장

[목요광장] 해마다 찾아오는 산사태, 이젠 대응 가능하다!

김중열 (주)소암컨설턴트 대표

  • 승인 2023-09-06 08:48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2023032201001607600063271
김중열 대표.
산사태는 자연재난으로 분류된다. 불시에 일어나 흔히 불가항력적인 피해가 초래된다. 2011년 7월 서울 우면산 산사태로 인해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으며 그로 인해 산사태 대피를 위한 골든타임확보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됐다. 이를 위해 시공되는 사방댐은 산사태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나 그만큼 산지의 경관이 크게 훼손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바로 ICT기반 산사태 예보시스템에 의해 충분한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것이 된다.

지난 20여 년간 정부연구기관들을 중심으로 이미 상용화되고 있는 다양한 센서들을 이용해 예보를 위한 최적의 예보기준을 마련하고자 했다. 산지에서 빗물이 땅속으로 침투하면 우선 기반암 상위 토석류는 점차 수분을 함유하며 기반암 경계에서 물의 정체로 인해 간극수압이 상승하면서 주위에 음향을 방출하고 또한 전단력을 잃게 된다. 위의 진행과정은 바로 습도센서와 수분센서, 간극수압센서, 음향센서와 강우계로 대변되고 이를 편의상 강우와 연관된 센서로 분류한다. 한편 3축 경사계, 신축계와 변형률센서는 변위센서로 분류된다.

산사태를 유발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되겠지만 여기서 강우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강우와 연관된 센서들은 바로 직접적인 예보기준을 제공할 수는 없다. 일례로 일 강우량 500㎜가 대피메시지 강우 기준으로 설정한다면 산지 중 몇 %가 실제로 산사태가 일어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아마도 그에 따른 예보적중률은 0.1%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본다.

변위는 그 자체로 시간개념이 없기 때문에 예보기준이 될 수 없다. 예보기준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측정된 변위를 해석할 수 있는 특정 알고리듬이 요구된다.



지금까지 위 센서들로부터 이리저리 섞어 선정해 수백에 달하는 시범사업(산사태, 사면붕괴 등)이 수행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예보의 실효성은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으로 본다.

최근(2020년) 국토부는 신축계, 경사계와 강우계가 잦은 파손 및 오작동이 발생하여 새로운 예보기술을 찾는 입찰공고를 낸 바 있다.

경인일보 2022년 8월 11일 보도, "산사태 예보 13건 중 한 건도 못 잡았다"는 예보적중률이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이러든 말든 위 센서들을 이용한 연구·용역사업은 현재 국가 예산으로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산사태나 제반 사면붕괴는 상위 토석류가 아래로 이동하는 현상이다. 여기서 이동거리 S는 시간 t에 대해 단지 하나의 변수 즉 상위 토석류의 이동속도(변위속도) v를 가진다( S = v·t). 속도가 아주 느리면 이동거리도 그만큼 짧아 육안으로 관찰될 수 없게 되고 이때에는 산사태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역으로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면 이동거리가 육안으로 인식돼 우리는 산사태가 발생했다고 본다. 즉 변위속도는 바로 산사태를 예보할 직접적이면서 최적의 기준이 된다.

나아가 1978년 발표된 국제 산사태 등급(6등급)도 바로 변위속도(Displacement rate(mm/min))로 분류되고 있다. 각 등급의 변위속도 범위(아주느림 등급 0.0001~0.0034, 느림등급 0.0034~0.034, 보통등급 0.034~1.044, 빠름등급 1.044~300, 단위 mm/분)는 놀랍게도 구체적이며 아주느림하단과 보통상단 사이는 약 10,000배가 될 정도로 폭넓은 변위속도 범위를 나타내고 있다. 만약 이러한 변위속도센서 혹은 기술이 존재한다면 최적의 예보기준으로 100%까지 미칠 수 있는 예보적중률을 보여줄 것이 기대된다.

2007년 영국에서 위의 아주느림~빠름 등급에 대응하는 변위속도를 실제로 실내실험에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학회에 발표됐다. 2016년 국내에서도 이러한 혁신적인 기술내용을 바탕으로 한국형 변위속도 측정시스템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본 장비는 2016년 4월부터 울진 산사태 위험지역 4 계곡에 설치되고 그 이후 3년 반 동안 실제로 산사태가 발생하기까지 제 기능을 완벽히 보여줬다. 산사태가 발생한 시점인 2019년 10월 2일 변위속도 예보기준에 따라 대피메시지가 모바일을 통해 전달됨으로써 주민들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었다. 이때 산사태 예보적중률은 100%가 됐다.

이러한 변위속도센서는 바로 상위 토석류가 아래로 이동하는 모든 현상 즉 산사태 이외 제반 사면붕괴 및 급경사지붕괴 예보에도 적용 가능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향후 기상이변으로 인한 제반 재난분야에서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

/김중열 (주)소암컨설턴트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영경 성남시의회 의원, 초등생 자녀 학폭 사건 사과문 발표
  2. [국감현장] "검경 수사권 조정 후 수사역량 줄고 미제사건 많아" 국감서 지적
  3. [국감현장] 육군 병력 17만 명 감소... 초급간부, 중견간부 처우개선 절실
  4. [국감현장] R&D 삭감 회복 대책·정년 폐지 등 처우 개선… 노벨과학상 기대도
  5. 1천억대 전자담배 기술 발명 배상금 소송 개시
  1. 박안수 육군총장 "北 쓰레기풍선 GPS교란 맞서 최정예 육군 건설에 집중"
  2. [제105회 전국체전]대전·세종·충남선수단, 충청권 체육의 저력 전국에 과시
  3. [WHY이슈현장]둔산지구 개발에 사라진 '삼천동'…"아 삼천(三川)의 대전이여"
  4. 경비노동자 초단기계약 악습 끊고 1년이상 계약 추진... 첫발 내딘 계룡리슈빌학의뜰아파트
  5. 계룡건설, 동반성장지수평가 '우수' 등급 획득

헤드라인 뉴스


세종 갈등현안 일방통행 거듭… 사회적 합의 시스템 찾아야

세종 갈등현안 일방통행 거듭… 사회적 합의 시스템 찾아야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를 둘러싼 논쟁에 딱 어울리는 격언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을 비롯한 집행부, 국민의힘 시의원 7명은 정원박람회를 통한 국비 확보로 붐을 조성한 데 이어, 지방·국가정원 등록으로 나아가겠다는 입장을 강변해왔다. 닭이 우선이란 뜻이고, 순천시가 걸어온 길로 통한다. 반면 임채성 의장을 포함한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13명 중 12명은 지방정원(지자체 자체 지정) 또는 국가정원(정부 승인) 등록 흐름을 만든 뒤 '국제 행사'를 진행해도 늦지 않다는 반론으로 맞서고 있다..

최민호 시장, 10월 17일 시정 복귀...플랜 B 찾는다
최민호 시장, 10월 17일 시정 복귀...플랜 B 찾는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10월 17일 시정 복귀와 함께 플랜 B 실행을 예고했다. 플랜 B는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란 플랜 A(원안)이 사실상 무산 상황에 놓이면서, 다시 찾아야 할 차선책을 의미한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 10분 보람동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미래 정원도시 조성과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10월 11일 오후 4시경 단식 중단을 선언하고, NK세종병원에서 요양 치료를 받은 뒤 6일 만의 복귀 메시지다. 공직사회와 지역 언론, 시민사회의 관심이 집중된 배경이다. 최..

디딤돌대출 한도 축소…지방 주택시장 위협하나
디딤돌대출 한도 축소…지방 주택시장 위협하나

정부가 최근 무주택 서민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디딤돌대출' 한도를 줄이기로 하면서, 전용 85㎡ 이하·평가액 5억 원 미만 주택이 많은 지방 부동산 시장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17일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등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와 HUG는 시중은행에 디딤돌 대출 취급 제한을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신한·하나은행 등은 21일부터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고, 이에 앞서 KB국민은행은 14일부터 이를 반영한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디딤돌 대출은 부부 합산 연소득 6000만 원 이하인 경우 최대 5억 원 주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차난 가중시키는 방치 차량 주차난 가중시키는 방치 차량

  • 대전 유성구, 겨울철 대비 도로 안전 캠페인 실시 대전 유성구, 겨울철 대비 도로 안전 캠페인 실시

  • 카이스트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카이스트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 전기차 화재…‘이렇게 탈출 하세요’ 전기차 화재…‘이렇게 탈출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