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대전시장 VS 대전 민주당 국회의원, '기싸움' 표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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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대전시장 VS 대전 민주당 국회의원, '기싸움' 표면화?

이장우, 대전특별자치시 추진에 "정략적인 목적"
민주당 측 "괜한 트집 잡기" 불편한 기색 내비쳐
민선 8기 출범부터 행정-입법권력 불편한 관계 지속
양측의 주도권 경쟁에 지역 주요 현안 표류 우려도

  • 승인 2023-09-05 17:03
  • 수정 2023-09-05 17:07
  • 신문게재 2023-09-06 4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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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대전시 국회의원 초청 정책협의회.
2024년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소속의 이장우 대전시장과 더불어민주당 대전 국회의원의 기 싸움이 표면화되고 있다.

민주당이 대전 국회의원 7개 의석을 모두 차지한 정치 구도상 양측이 불편한 관계일 수 있지만, 최근 '대전특별자치시'를 놓고 공개적으로 이견을 보이면서 충돌이 예고되는 중이다. 안 그래도 불편했던 이들의 관계가 표면적으로 표출됐다는 관측 아래 내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행정 권력과 입법 권력의 충돌이 자칫 현안 표류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장우 시장과 대전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최근 대전특별자치시 추진 여부를 두고 선명한 입장 차를 보였다. 대전특별자치시는 과학 수도로서 대전의 위상을 높이고 이에 걸맞은 제도와 권한을 특례법을 통해 부여받자는 구상으로, 민주당 조승래(유성구갑) 의원 주도 아래 대전 국회의원 전원이 추진 중이다. 앞선 4일엔 공청회를 공동주최해 특별법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장우 시장의 생각은 다르다. 정치권이 아닌 대전시 주도로 추진해야 하며 단순 특별자치시가 아닌 경제와 과학을 한데 아우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단 입장이다. 5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내년 선거와 관련해 정략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대전특별자치시 추진을 '선거용'으로 규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장우 시장은 “앞으로 대전시가 내년 총선 이후 과연 대전시를 특별자치시로 할지 아니면 경제과학특별자치시나 경제자유자치시로 할지에 대한 논의를 주도할 것”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공공기관장과 정책이 정략적으로 이용당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했다.

소식을 접한 각 의원실은 공식적인 대응은 자제했지만, 내부 분위기는 끓고 있다. 모 의원실 관계자는 "어떻게 선거용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며 "대전특별자치시가 과연 여야로 나눠 싸울 문제인지 묻고 싶다. 괜한 트집 잡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전시당도 논평을 내고 “대전특별자치시 특별법'은 누가 주도하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실질적인 대전의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민주당은 대전의 발전과 시민의 복리를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대전시와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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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2023년 국회의원 초청 정책설명회.
양측의 불편한 관계는 민선 8기 대전시 출범부터 이어져 왔다. 일정을 이유로 들었지만, 공식적인 첫 상견례가 9월 초에나 이뤄졌고 내년도 국비 확보와 관련한 예산정책협의회도 건너뛰었다. 양측 모두 겉치레 형식의 행사보단 실무협의가 더 효율적이란 판단에서 협의회를 생략했단 입장이지만, 비례대표인 윤창현 의원의 참석 여부를 놓고 입장이 엇갈려 결국 어그러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7월에 열린 대전-충남 서울통합사무소 개소식에도 대전 국회의원 중에선 이상민 의원만 유일하게 참석하기도 했다.

문제는 양측의 기 싸움이 지역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행정 권력과 입법 권력이 지역 주도권을 놓고 계속 충돌할 경우 자칫 지역의 주요 현안들이 표류할 수 있다. 내년 선거를 불과 7개월여 앞둔 만큼 오히려 긴밀한 협의로 현안들의 추진 속도와 실현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충남만 하더라도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에 김태흠 지사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함께 대응하는 등 공동전선을 펴고 있다.

모 전직 보좌관은 "지역의 행정 수장과 국회의원들의 주도권 경쟁이 계속된다면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지역발전에 여야가 없다고 말로만 강조할 게 아니라 이제는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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