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호 목원대 산학협력단장 |
현재 대학을 둘러싼 정부 정책 변화 중 대표적인 것이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로 전환이다. RISE는 인구절벽, 지역소멸이라는 시대적 난제를 지자체 중심으로 교육부와 관계부처가 함께 해결해 나가는 범정부 플랫폼으로, 지자체 주도로 대학을 지원하여 지역과 대학의 동반 성장을 추진하는 체계이다.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축인 대학에 대한 정책·재정 지원이 그동안 중앙정부 중심으로 획일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지역 수요에 맞춤화된 인력양성과 지원체계 수립에는 한계가 있어 온 것이 사실이다. RISE는 지역 수요에 기반한 대학 지원을 통해 양질의 인재양성-우수기업 유치-취·창업 활성화-정주여건 개선으로 이어지는 지역 발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게 목표다.
지역에서 대학은 인재 양성뿐 아니라 지역의 젊은 세대들이 모이게 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데, 이게 바로 지역과 대학이 손잡고 새롭게 지역의 활력을 만들어내야 하는 이유이다. 대학이 수준 높은 혁신을 통해 우수한 교육을 제공하고, 지자체, 지역기업 등과 적극적으로 연계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냄으로써 청년들이 그 지역에 살면서 일자리를 찾고 정착하겠다는 꿈과 비전을 갖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한 것이다. 그동안 중앙정부 주도의 재정 지원에 더해서 이제는 지자체 차원에서도 지역대학에 대한 재정 지원을 늘릴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우리 지역의 대학들은 각자 대학혁신지원사업, LINC 사업 등 다양한 정부지원사업을 운영하며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대전형 RISE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지역의 14개 대학과 지자체, 교육청, 기업단체 등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제는 대학이 진리의 상아탑이라는 전통적인 역할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 지역기업, 지역주민 등 지역사회의 수요를 반영한 과감한 혁신을 통해 대학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지자체와 산업체, 그리고 대학으로 이어지는 긴밀한 공유와 협력은 지역 발전을 위한 필수요건이 되고 있다.
필자가 속한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대학의 특화 분야를 중심으로 쌓아온 우수한 전문성과 인프라를 토대로 지자체, 지역기업 등과 유기적인 공유·협업 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LINC 3.0 사업을 통해 지역 산업체와 연계한 현장중심형 교육과정 개발·운영, 기업의 기술개발 및 사업화 지원 등 산학협력 활동을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으며, 일학습병행사업을 통해 지역 산업체 수요에 기반한 우수 인재를 양성해 공급하고, 중소기업 재직자 계약학과인 자율주행학과를 개설하는 등 다방면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RISE 체계로의 변화는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대학 경쟁력 강화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사회는 대학과 지자체, 산업체 등 지역의 주요 주체가 공통의 목표를 공유하며 상호 협력해서 혁신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대학 스스로 뼈를 깎는 혁신은 물론 지자체의 정책적 관심과 노력, 그리고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핵심 주체 간 지·산·학 협력을 통한 파트너십이 공고히 구축될 때 비로소 RISE는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정철호 목원대 산학협력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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