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교권이 존중돼야 교육이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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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권이 존중돼야 교육이 바로 선다

  • 승인 2023-09-05 11:04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내가 학교에 다니던 때에는 선생님의 체벌(體罰)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나에게는 선생님의 사랑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초등학교 5학년과 6학년 때는 반 친구들도 담임 선생님도 바뀌지 않고 그대로 올라갔다. 선생님은 우리가 잘못하면 늘 종아리를 때리셨는데 아팠지만 시간이 지나 "두흠아, 얼마나 아팠니?"하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는 선생님의 손길이 그렇게 감사할 수 없었다.

담임 선생님은 매주 집에 있는 폐품(공병 신문이나 파지 고철)등을 수집하게 했고 그렇게 일 년간 고물상에 판 돈을 모아 연극, 춤, 노래, 연주를 준비해서 독거노인들이 모여 사는 대전 외곽의 한 경로원으로 위문공연을 하였다. 다른 반 학우들이 경험하지 못한 의미 있는 추억을 만들어주신 선생님께 늘 감사하는 마음이 크다.

최근 방송에서 교권추락으로 인해 목숨을 끊은 선생님의 애달픈 사연을 보았다.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아버지는 담임 선생님을 존경하셨다. 그래서 학년 초에 선생님을 찾아 가지 않으시다가 학년이 다 끝나면 선생님 일 년 간 고생하셨다며 정육점에서 소고기 열 근씩 사셨고, 정성이 담긴 봉투를 담임 선생님께 감사함을 표현하셨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그래서 나도 이 다음 학부형이 되면 꼭 우리 아버지처럼 담임 선생님을 그렇게 모시기로 마음 먹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어 버렸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많은 것이 바뀌어버린 것 같다.

교권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학생인권만이 강조 되는 우리사회에 일부 학생에게 매 맞는 선생님들과 성희롱을 당하는 선생님들, 그리고 온갖 갑질하는 학부모들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교사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래서야 되겠나?

내가 어릴 적 할머니께서는 "선생님 똥은 개도 안 먹는 다"는 말씀을 자주 말씀하곤 하셨는데 그만큼 학생들을 가르치고 사람 만드는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니 학교에서 선생님 말씀 잘 들으라고 당부하셨다.

가끔 선생님께 맞고 오는 날이면 오히려 할머니께 혼쭐이 날까봐 선생님께 혼났다고 말도 못 꺼냈었다. 지금은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을 찾아 볼 수도 없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언젠가 TV 방송에서 어린 아이가 물건으로 부모를 위협하고 밀치며 욕을 하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그 아버지는 차분하게 아들을 인격적으로 대하며 대화로 설득을 시키는 것을 보고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와 아들의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 아들이 아버지를 밀치고 욕을 하며 심지어 "죽여버린다" 소리를 쳐도 아버지가 잘 참고 넘기는 모습을 볼 때 세상이 변해도 많이 변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에는 부모가 자식을 때리면 자식이 경찰서에 신고를 한다고 한다. 만약 내 자식이 말로 훈계를 해도 안 될 때면 매를 들어서라도 고쳐줘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금쪽같은 내 새끼가 똑바로 자라날 수 있다면 아들에게 신고를 당해 경찰서를 수십 번을 가고, 심지어 교도소에 들어갈지라도 나는 종아리를 때릴 것이다. 그것이 아들을 위한 아비의 태도일 것이다.

중국 고사에 '不부打타不부成성才재' 라는 말이 있다 인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부득불 매를 댈 때도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가정교육을 제대로 못하면서 학교선생님께 화풀이를 하고 사사건건 아동학대라는 말로 교권을 흔드는 피해의식에 싸여 학교와 선생님을 불신해서야 되겠는가? 더구나 선생님을 일개 서비스업으로 생각해서도 안될 것이다. 이제는 이런 잘못된 의식을 지워 버리고 내가 신경써주지 못하는 부분까지 세심히 케어해주는 고마우신 분들이라는 의식이 자리 잡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연두흠/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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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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