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운 가을…대전 공연·전시도 풍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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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운 가을…대전 공연·전시도 풍성하다

9월 대전 곳곳서 전시, 합창, 무용, 인디음악 축전 등 다채

  • 승인 2023-09-01 06:00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안젤름 키퍼 ㅇㅇ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2021.
어느덧 9월이다. 유독 뜨거웠던 여름을 지나 선선한 계절로 접어드는 이 시점. 황금벌판의 무르익은 곡식처럼 허기진 마음을 채워줄 수 있는 문화예술도 풍성하다. 대전 곳곳에서 가을을 맞이해 다양한 공연·전시가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신 표현주의의 거장 '안젤름 키퍼'의 전시부터 합창, 무용, 인디음악 등 종류별로 골라 먹어보자.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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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름 키퍼 전시 포스터
◆ 대전에서 펼쳐지는 '안젤름 키퍼'의 가을=독일 출신의 세계 현대미술 거장 '안젤름 키퍼'의 국내 첫 개인전이 대전의 근대문화유산인 '헤레디움'에서 열린다.

CNCITY마음에너지재단은 전후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의 하나로 평가받는 안젤름 키퍼의 개인전 '가을 Herbst'을 9월 8일부터 대전 동구 인동 헤레디움(HEREDIUM)에서 연다.

이번 전시회에서 키퍼는 자신이 사랑한 라이너 마리아 릴케(R. M. Rilke 1875~1926)의 시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작품 18점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릴케의 '가을날(Herbsttag, 1902)', '가을(Herbst, 1906)', 그리고 '가을의 마지막(Ende des Herbstes, 1920)'이라는 3편의 시가 이번 작품을 관통하는 중심테마가 된다.



2024년 1월 31일까지 개최되는 전시는 헤레디움에서 진행하는 첫 번째 현대미술전이다. 세계 2대 아트페어 중 하나로 빛나는 '2023 프리즈(Frieze Seoul)'와 해외에서 큰 명성이 있는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 등과 협업으로 진행된다.

신표현주의(新表現主義, neo-expressionism)는 1970년대 성행한 개념 미술과 미니멀리즘에 대한 반동으로 1980년대에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전개된 표현주의적 회화 운동이다. 안젤름 키퍼와 게오르크 바젤리츠가 대표적인 신표현주의 작가로 꼽힌다. 다채로운 색과 다양한 오브제 사용을 통해 질서의 틀을 거부하고 자유롭게 개인의 상징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독일에서 태어나 현재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안젤름 키퍼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런던 '영국왕립예술원', 파리 '퐁피두센터' 등 전 세계 권위 있는 미술관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진행해 왔다. 특히 2022년 제59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베네치아 건국 1600주년 기념행사로 베네치아 궁전 내 단독 전시를 개최해 화제를 모았다. 이에 앞서 키퍼는 2007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생존 작가로는 처음으로 그의 작품이 영구적으로 설치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전시회가 열리는 '헤레디움'은 일제 강점기 경제수탈을 위해 세워진 옛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 건물이다.

보쉬르센 여름
보쉬르센의 여름 포스터
◆ 보쉬르센의 여름을 기록한 15인의 작가=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 이응노미술관은 9월 1일부터 10월 29일까지 '2016-2022 파리이응노레지던스 리포트전 : 보쉬르센의 여름'을 개최한다.

이응노미술관이 2014년부터 매년 진행해 오고 있는 ‘파리이응노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다. 2016년 대전시청에서 진행된 '2014~2015년 파리이응노레지던스 리포트 전'에 이어 이번에는 2016~2022년 레지던스 참여작가 15인의 5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응노미술관은 파리이응노레지던스 프로그램을 통해 2014년부터 매년 대전 기반의 작가 3인을 선정해 왔다. 3개월간 프랑스에서의 창작 활동을 지원한다. 입주작가들은 이응노 화백의 유족들이 거주하고 있는 프랑스 파리 근교 보쉬르센(Vaux-sur-Seine ) '고암 문화유적지' 내 파리이응노레지던스 건물에 입주해 창작 활동을 진행한다. 그동안 창작 결과물은 프랑스 현지 '오픈 스튜디오(Open Studio)' 전시를 통해 선보였다.

이번 '보쉬르센의 여름' 전시는 파리이응노레지던스가 걸어온 지난 시간의 모든 발자취를 한데 모아 선보이는 '리포트' 성격의 전시다.

작품을 선보이는 15인의 작가는 다양한 주제와 매체를 통해 보쉬르센의 자연, 파리 미술계와 교류한 경험을 창작으로 풀어냈다. 이 작품들은 모두 이응노의 창작, 실험 정신에 바탕을 두고 시간, 욕망, 기억 등 현대미술의 주요 개념을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다. 전시는 지난 몇 년간 대전의 파리이응노레지던스 사업을 통해 성장한 우리 작가들의 모습을 자리에서 확인하며, 향후 파리이응노레지던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포스터최종
대전시립무용단 공연 포스터
◆D(DAEJEON)-무용을 알리기 위한 시작=대전시립무용단이 제74회 정기공연 미국 투어 프리뷰 '0시의 제단-그 시원으로부터의 시작' 공연을 9월 15일부터 16일까지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무대에 올린다.

대전시립무용단은 2023 외교부 해외 파견 문화예술공연단으로 선정됐다. 이번 공연은 무용단이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해 미국 시애틀과 포틀랜드에서 진행하는 초청공연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다.

'0시의 제단-그 시원으로부터의 시작'은 한글 시대, 한류 문화 시대, 경제 강국의 시대, 국방 강국 시대로 국운(國運)을 반석에 올려놓은 현재, 대전은 '대전 0시'로 브랜드화하고 있는 만큼 '0시의 제단'에 우리의 결기와 축의와 희망의 춤사위를 바친다는 의미이다.

시인이자 문인화가인 박헌오의 대본과 해설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춘몽(春夢)과 천몽(天夢)으로 나눠 스토리텔링했다.

1부는 춘몽(春夢)을 주제로 해 언제 들어도 포근하고 그리운 고향을 그린 창작 작품 '고향의 봄, 낙원의 산촌'과 장구춤, 대전 선비춤, 부채춤, 소고춤으로 이어지는 전통춤의 향연이 펼쳐진다.

2부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서사 무용극 '단재의 꿈 -천몽(天夢)'이다. '천몽(天夢)'은 독립운동가이자 역사학자였던 단재 신채호의 중편소설 '꿈하늘'을 소재로 해 그의 사상, 인간적 고뇌와 뜨거운 삶을 춤의 언어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8세 이상 입장 가능하며 R석 2만 원, S석 1만 원, A석 5000원이다.

파울루스
대전시립합창단 '파울루스' 포스터
◆19세기 최고의 오라토리오=대전시립합창단 제163회 정기연주회 '파울루스'가 9월 7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19세기 최고의 오라토리오로 손꼽힌 멘델스존의 '파울루스'를 빈프리트 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의 지휘 아래 대전시립합창단과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이 호흡을 맞춘다.

파울루스는 19세기 낭만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 이자 바로크와 고전주의의 수호자였던 멘델스존의 특유 아름다움과 낭만성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총 45곡으로 구성돼 있고, 1부 22곡, 2부 23곡으로 나뉘어 합창, 아리아, 이중창, 낭송(레치타티보) 등을 다양하게 연주된다.

작품 주요 내용은 정통파 유대교인들이 던진 돌에 맞아 순교하는 스데반과 신을 믿는 사람들을 박해하던 사울이 다메섹에서 신을 만나 바울로 되는 과정, 사도로서 바울이 이방인에게 전도를 시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입장료는 R석 2만 원, S석 1만 원, A석 5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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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음악축전 포스터
◆ 맛있는 인디 음악 '뷔페'=대전민예총이 주최. 주관하는 맛있는 음악 뷔페 '2023 대전인디음악축전 플레이 樂'이 9월 2일 열린다.

대전인디음악축전은 2012년부터 시작한 클래식과 국악을 포함한 모든 장르가 참여하는 전국 유일의 복합 인디음악축제다. 이번 12회 차 행사에는 전국에서 48개 팀이 대거 참여한다.

첫날인 2일은 Jazz Day로 체크메이트(대전산업정보고), cotton ball(배재대)의 두 루키 팀과 유포리아 재즈퀸텟, 임하영 트리오, Honesty Quartet, Bean's, Bloom, 임재현 트리오가 문화공감철에서 공연한다.

9일은 Rock & Roll Day로 애로우헤드(목원대), 서사(배재대)와 크랙베리, 랜드마인, 원조뫼를, 윈디캣, 스모킹구스, 버닝햅번이 16일에는 Metal Day로 블랙스톤(한밭대), 나비와 폭풍(한남대)과 홀로시티, 젼 앤 버디스, 메쓰카멜, 와비킹, 마라, 몬스터리그가 대전음악창작소 공연장에서 유료 관객들과 만나게 된다.

행사의 마지막 날인 17일 무료로 진행되는 테미오래 Busking Fest에는 24개 팀이 관사 촌 4곳의 무대에서 동시다발 버스킹 공연을 펼친다. Radio Stage에서는 LP 음악 감상과 함께 이양일 팝 칼럼니스트가 고품격 음악 해설로 오랜만에 대중들 앞에 나선다.

축제의 피날레는 'Knocking On Heaven's Door'를 200명의 관객연주단이 함께 연주한다. 모두가 노래하는 감동의 절정을 만들어 내며 막을 내리게 된다. 이날 플리마켓도 열린다. 부산에 거주하며 전국의 애호가들과 교류하는 박헌중 LP 음반 수집가가 전국 동호인들과 함께 참여해 희귀 음반 100장도 선보인다. 뮤지션들의 굿즈 상품이나 중고 악기, 앰프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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