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학지원예산 늘린다는데, 대전은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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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학지원예산 늘린다는데, 대전은 그림의 떡?

고등평생회계 5조4700억 증액
글로컬대학, RISE 탈락에 재정확보 이어질지 미지수
유초중등 예산 '7조 감액' 시도교육청 직격탄 예상
교육부, 교육재정안정화 기금으로 충당하면 돼
시교육청 "잔액 7000억 불과... 2~3년이면 동나"

  • 승인 2023-08-30 17:20
  • 신문게재 2023-08-31 1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교육부가 29일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의 핵심은 대학지원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 인구수 감소에 따른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지역산업의 출발점인 대학을 살리겠다는 계획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실제 지역대학들은 낙수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교육부
실제 교육부가 편성한 예산안에 따르면, 각 교육청에 배정될 유아 및 초·중등교육 예산은 올해 80조9000억원에서 내년 73조7000억원으로 7조10000억원이 줄어든 반면, 대학에 배정될 고등교육 예산은 13조5000억원에서 14조2000억원으로 7000억원이 증가했다. 특히 대학 지원이 골자인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를 올해 9조3700억원에서 14조8500억원으로 5조4700억원 가량 증액된 것이 눈길을 끈다.

교육부는 글로컬대학 지원 및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구축을 1, 2번으로 내놨다

구체적으로 글로컬대학 지원 등 대학혁신을 위한 일반재정지원 확대를 위해 투입할 예산을 올해보다 최대 25%까지 끌어올렸다. 대학·전문대 혁신지원에 10%를 증액했고, 글로컬 대학에 지원하는 국립대학 육성 및 지방대·전문대 활성화 사업은 25% 수준으로 총 3121억원을 증액했다.



RISE는 RIS협력사업, LINC산학연선도대학육성, LIFE대학평생교육, HIVE평생직업교육, 지방대(전문대) 활성화 5개 정책사업을 하나의 사업으로 통합해 1조2000억원을 편성했다. 오는 2025년 전면시행을 앞두고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을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으로 이관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대학재정지원이 크게 늘어나는 호재가 발생했지만, 대전지역 대학들은 마냥 좋아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육부가 최근 공모한 글로컬대학30과 RISE에서 소재지인 대전이 잇따라 탈락한 탓에 실제로 대학재정 확보로 이어질지 미지수기 때문이다.

지역사립대 한 관계자는 "대학 내에서는 향후 대학 재정지원이 수 조(조)원 단위의 사업인 글로컬대학과 RISE로 양분될 것이라고 미리 예상했었다"면서 "교육부 발표대로 글로컬대학의 경우 전국 30개 대학에 1000억원씩 지원하게 되면 3조원 규모인데, 그동안 이 정도 규모의 대형사업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교육예산을 통해 대학재정지원을 크게 늘린다고 해도 우리 지역과는 관련 없는 얘기가 될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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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내년도 초·중·고 학교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대전교육청을 비롯한 각 시·도교육청들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유아 및 초·중등 예산이 7조10000억원 감액에 따라 교육재정 운영에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에는 전국 시·도교육청으로 확대될 늘봄학교부터 유보통합 등 대규모 사업들이 예정돼 있어 우려가 크다.

내국세 수입과 연동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시·도교육청 전체 예산의 70%를 차지하지만,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각 시·도교육청은 해마다 '교육재정안정화 기금'을 적립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시·도교육청이 적립한 안정화 기금은 21조3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이 기금을 활용해 충당하면 큰 문제될 게 없다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지만, 각 교육청들은 재정난을 걱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기획예산 담당자는 "교육부 예산이 줄어듦에 따라 우리 교육청으로 내려올 예산도 올해보다 3000억~40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를 대비해 안정화 기금을 적립해오고 있지만, 현재 대전교육청의 기금 잔액은 7000억원 규모로 2~3년이면 동날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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