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대전지역본부 직원들이 구내식당에서 전쟁 음식을 먹고 있다. 사진=농협중앙회 대전지역본부 제공. |
을지연습은 주로 본사가 있는 서울 위주로 진행되지만, 지역 금융권도 훈련에서 빠질 순 없다.
을지연습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비상대비계획을 검토·보완하고 전시 업무 수행 절차에 숙달하기 위해 1년에 한 번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비상대비훈련이다. 1968년 무장 공비의 청와대 기습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다. 올해는 8월 21일부터 24일까지 4일간 진행된다.
전시자금수송훈련은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에서만 진행된다. 해당 지역 본부가 충남 계룡시 육군본부와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 관계자는 "대전본부는 육군이 있는 계룡과 가까워 전시자금수송훈련을 한다"며 "금고 파손을 대비해 금고 보완대책 지침도 내려오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기밀"이라고 말했다.
농산물 유통을 담당하는 농협에선 직원들이 을지연습을 위해 충남으로 이동한다. 농협중앙회 대전지역본부 관계자는 "전쟁이 일어나면 식료품이 귀해져 농산물 가격 폭등 우려가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충남으로 이동해서 농산물 유통통제와 가격 안정을 위한 훈련을 받는다"며 "이외에도, 군 부식공급, 비상 상황 대비 방법 등도 연습한다"고 했다.
최근 급증하는 해킹 메일은 금융기관도 피해갈 수 없다. 신용보증기금 충청영업본부 관계자는 "충청영업본부를 포함한 전 영업본부에선 의심메일을 받으면 연락하지 않고 사이버보완팀에 신고하는 해킹메일 대응훈련과 민방위 대피 훈련을 한다"며 "영업점에선 고객 대응 업무를 해야 해서 체계적인 훈련은 본점에서 진행한다"고 답했다.
을지연습을 하지 않더라도 지역 금융권은 훈련 기간 보안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나은행 충청사업부 관계자는 "을지연습은 본점에서만 하지만, 충청사업부를 포함한 전 영업점에선 연 4회 정도 BCP 훈련을 한다"며 "전산상 가상 재해 상황을 선정해 시스템이 잘 가동되는지, 영업점과 연락이 잘되는지 등을 확인하고 창구에서 거래가 안됐을 때 상위기관에 보고하는 방법, 인력투입 필요 여부 등을 연습한다"고 전했다.
일부 금융기관은 보안상의 이유로 훈련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대전충남지원 관계자는 "을지훈련에 동참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이유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