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1일부터 17일까지 열린 민선 8기 대전의 대표 축제 대전 0시 축제의 핵심 가치 중 하나가 바로 글로벌 축제다. 0시 축제를 영국의 에든버러 페스티벌, 독일 옥토버 페스티벌, 일본의 삿포로 눈 축제, 브라질의 리우 삼바 카니발 등과 같이 전 세계인들이 찾고 열광하는 축제로 만들어 대전이란 도시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도시 발전의 한 축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글로벌 축제를 지향하는 행사답게 축제 개막과 폐회까지 0시 축제 한가운데엔 세계인들이 서 있었다.
11일 대전 0시 축제 퍼레이드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
이번 퍼레이드에 참여하는 볼리비아 국적 세실리아 씨는 "외국인주민의 한 명으로서 대전의 대표축제에 참여하게 돼 너무 기쁘고 설렜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대전 0시 축제를 즐기는 잼버리 브라질 대원들.(사진=대전시 제공) |
대전 0시 축제를 즐기는 잼버리 브라질 대원들.(사진=대전시 제공) |
대전 내 해외 유학생들도 0시 축제 안에서 시민들과 새로운 화합을 선보였다. 대전시는 지역 소재 8개 대학에 재학 중인 24개국 해외 유학생 60명을 0시 축제 서포터즈로 임명했다. 이들은 개인 SNS 계정과 해외 매체에 적극적으로 0시 축제를 홍보했으며 축제장 곳곳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통역과 축제 안내를 지원하며 힘을 보탰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가장 호응이 높았던 콘텐츠는 AI를 활용한 미디어아트와 미디어파사드, K-POP 콘서트, 월드 DJ 페스티벌 등이다. 특히 0시 축제를 통해 대전을 처음 찾은 외국인들은 대전 관광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트래블 라운지에도 높은 호응을 보냈다.
트래블 라운지 관계자는 "축제 이전보다 대전 0시 축제를 문의하는 사례가 늘었다"며 "향후에는 축제에 대한 정보와 연계 프로그램을 다양한 언어로 번역해 알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시사회서비스원에서 위탁운영 중인 대전시 외국인주민 통합지원센터가 '대전 0시 축제'에 맞춰 시민과 세계인이 함께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사진=대전시사회서비스원 제공) |
앞으로도 축제엔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관람객들의 규모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시민들과 다문화 가정 사이 새롭고 긴밀한 공감대를 형성할 만남과 화합의 장을 조성하기 적합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특히 축제는 함께 기쁨과 즐거움을 나누는 행사이기에 평소보다 높은 관대함과 너그러움 속 더 넓은 이해심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생겨온 가치관의 충돌도 기존보다 완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주민현황'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대전에 거주하는 이주민은 총 6766명이다. 남성보다 여성이 대다수로 다문화 가족은 7407가구(2만 2850명)다. 이들은 한국인 배우자 3560명, 결혼이주민 6582명, 자녀 6279명, 기타 동거인 6429명으로 구성됐다. 결혼이주민 가운데 국적 취득자는 3049명, 미취득자는 3533명이다. 다문화 가족 자녀는 6336명에 이른다. 국내 출생 자녀는 6146명, 귀화 또는 외국 국적 자녀는 190명이다.
게다가 지역 주요 대학에서도 날이 갈수록 외국인 유학생이 늘어나는 실정이지만, 우리 사회는 다문화 가족을 받아들이는 수용성도 낮고 여러 인식과 대우에 따른 차별과 소외도 여전하다. 특히 이주여성들은 차별과 소외에 더해 출산부터 양육까지 일과 생활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다양한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공존과 상생을 고민해야 할 시기를 맞닥뜨린 상황 속에서 0시 축제를 매개체로 삼아야 할 때란 뜻으로, 대전시민들과 축제를 찾는 국내외 방문객, 지역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유학생들이 서로를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내년엔 보다 풍성한 프로그램과 폭넓은 공간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0시 축제는 대전의 모든 재미와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세계적인 축제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며 "세계인 모두가 함께 즐기는 한여름 도심형 야간 축제로 발전시켜 K-페스티벌의 새로운 장을 열어 보이겠다"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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