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가슴 쥐어짜는 슬픔, 상심증후군 악화 주의를

  • 사회/교육
  • 건강/의료

[건강]가슴 쥐어짜는 슬픔, 상심증후군 악화 주의를

김종철 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대전) 전문의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좌심실 수축 심근병증

  • 승인 2023-08-20 17:58
  • 신문게재 2023-08-21 10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김종철 프로필 사진
김종철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대전) 전문의
건강검진에서 질병이 발견되면 스트레스를 받고 염려·걱정·불안·상심에 빠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검진의사는 검진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병이 발견된 사람들을 잘 다독거릴 의무도 있다. 스트레스로 없던 병이 생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상심 증후군'은 연인·부모·배우자·자녀 등 가까운 이의 죽음, 심한 갈등과 불안·공포감 등의 정신적 스트레스, 수술 및 항암제 투여 등의 신체적 스트레스, 그 밖에 불행한 일뿐만 아니라, 즐겁고 행복한 일을 겪은 뒤에도 갑자기 발생할 수 있다.

'상심 증후군'은 타코츠보(たこつぼ) 증후군(Takotsubo syndrome, TTS) 또는 타코츠보 심근증·심근병증(心筋病症)(Takotsubo cardiomyopathy), 스트레스성 혹은 스트레스 유발성 심근병증(stress or stress-induced cardiomyopathy), 심첨부(心尖部, cardiac apex) 확대 증후군(Apical ballooning syndrome)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타코츠보 증후군은 일본에서 처음 발견되어 이름 붙여졌다. 심장 초음파 검사에서 좌심실이 수축되어 위쪽이 부풀어 오른 좌심실 심첨부 확대 소견이 마치 일본에서 쓰이는 문어 잡는 항아리 '타코츠보(たこつぼ)'와 비슷하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상심 증후군은 일본 등에서 수십 년 동안 연구됐으나, 2005년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에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서야 비로소 국제적으로 알려졌다.



타코츠보 증후군은 50세 이후 및 폐경 이후의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심장 초음파 검사에서 완전 또는 부분적인 마비에 의해 움직임이 없고 좌심실 심첨부 벽의 비정상 소견을 보이는 심근병증으로, 일반적으로는 극심한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한 심근병증으로 일컫는다. 증상 및 검사 소견이 급성 심근경색증과 유사하므로 관상동맥조영술로 관상동맥에 뚜렷한 이상 병변이 없음을 확인하기 전에는 양자의 감별이 어렵다. 타코츠보 증후군으로 인한 병원내 사망률은 10% 미만이고 적절히 치료할 경우 완전한 회복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심근경색증 등과의 정확한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

타코츠보 증후군 환자에서는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흉통, 호흡곤란, 메스꺼움·오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가장 흔한 증상인 흉통은 흉부 외상 환자의 증상과 유사하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즉 흉부외상 환자에서 급성 좌심실 기능 장애가 나타났을 때, 타코츠보 증후군은 감별 진단에 포함되어야 한다. 타코츠보 증후군은 심근병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 심근염, 천식, 급성 심근경색증, 오래된 심근경색증, 불안정형 협심증, 협심증과 관련이 있기도 하다.

치료는 수액을 주입하고 안정을 취하면서 자연스럽게 회복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대부분 4주 이내에 회복할 정도로 임상 경과가 비교적 양호하다. 하지만 쇼크에 이를 정도로 증세가 심한 경우에는 대동맥 내 풍선 펌프를 삽입해 심근 및 좌심실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심장 수축을 막는 약물을 투약할 수 있으나, 그 효과가 명확히 검증되지는 않았다.

원인이 정신적 스트레스라면 상담 치료를 통해 재발을 예방해야 한다. 타코츠보 증후군은 급성 심근경색증과 유사한 일과성 좌심실기능장애가 나타나지만 타코츠보 증후군 환자는 약 95%가 4~8주 이내에 완전히 회복하기 때문에 대증적 치료 외에 특정한 치료 지침은 없다. 초기 발병 이후 4년 이내에 재발할 확률은 11%로 보고되고 있다.

건강검진에서 질병이 확인되면 타코츠보 증후군과 같이 스트레스로 인해 없던 병이 생기기도 한다. 질병에 노출되어 걱정·상심하는 내원객들을 성심성의껏 잘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 또한 검진 의사들의 중요한 사명임을 기억하자.

/김종철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대전) 전문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1.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2.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3.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4.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5.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