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고종 19년(1882)에 일본에 수신사로 간 박영효가 처음 사용하고, 고종 20년(1883)에 정식으로 국기로 채택·공포되었다. 1949년에 문교부 고시로 현재의 형태로 확정되었다.
갈수록 열기가 염천 더위 이상으로 뜨거워졌던 '대전 0시 축제'에서는 지난 8월 15일 제78주년 광복절을 맞아 뜻깊은 행사를 가졌다. 대전시장을 필두로 각종 자원봉사 단체와 기타 협회 등에서도 총출동하여 태극기 퍼레이드를 펼친 것이다.
8월 15일 오후 6시부터 시작된 태극기 퍼레이드는 동구 중동의 대전트래블라운지 앞에서부터 중구 은행동 중앙로역 네거리까지 이어지는 일대 장관이었다.
인산인해를 이룬 이날의 행사는 일제 치하 당시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우리의 애국지사들에 대한 일제의 탄압과 그를 거부하고 처절히 항쟁하는 모습의 퍼포먼스부터 단박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미녀 군악대를 방불케 하는 화려한 행진곡에 맞춰 드디어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고운 한복으로 차려입은 각종 자원봉사 단체와 회원들도 일제히 힘찬 행진을 시작했다. 특히 태극기로 물들인 자원봉사 미녀군단에 인파의 눈길이 더욱 집중되었다.
이날도 현장의 취재기자를 맡은 나는 이들이 중앙로역 네거리 특별무대까지 전진하는 모습까지 촬영한 뒤 다시 목척교로 나왔다. <대전 부르스> 노래가 귀청을 즐겁게 흔들었다.
순간 '가요의 힘'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가요는 가사와 멜로디를 통해 사람들에게 감정과 이야기를 전달한다. 가사의 내용이나 음악의 분위기에 따라 사람들은 공감하거나 감정적인 연결을 느낄 수 있다.
가요는 특정 시대나 문화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면서 특정 시대의 사회적 이슈나 문화적 변화를 노래로 표현함으로써 그 시대의 풍경을 전달하거나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데도 기여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또한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을 융합시키는 플랫폼으로도 작용한다. 음악 장르나 문화적 배경의 차이를 넘어서서 다양한 사람들이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더욱 좋다.
바야흐로 '트로트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 채널을 돌리면 트로트와 관련된 방송이 쉴 새 없이 펼쳐진다. 오늘의 트로트 열풍은 모 방송국에서 기획한 '미스 트롯'이 기폭제가 됐다는 게 정설이다.
무명 가수들의 오디션 방식으로 풀어낸 이 프로그램은 중장년층과 노년층에도 애틋한 추억과 감동을 안겨 주었고 무명의 설움에 눈물짓던 많은 가수를 화려한 무대로 견인했다.
대전0시축제 현장에서 자원봉사활동 중인 필자, 홍경석씨. |
자원봉사자들도 그 중심의 축이라고 생각한다.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라는 말이 있다. 잘 생긴 나무들은 그 잘생김과 쓸모 있음 때문에 베어져 일찍 생을 마감하고 만다.
그렇지만 못생긴 나무는 딱히 쓸모가 없기 때문에 천수를 누리게 된다. 한데 이렇게 쓸모없는 것이 오히려 쓸모 있는 것이 된다. 그렇다고 이 나무가 그저 못생긴 이유 하나만으로 산을 지켜낸 것은 아니다.
격한 폭염과 모진 겨울의 한파를 이겨내고, 올곧게 살아온 불굴의 세월이 있었기에 이런 선과의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대전 0시 축제'의 성료를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모든 분들께 심심한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결과적으로 이번에도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켰다.
홍경석/ 작가, <두 번은 아파 봐야 인생이다> 저자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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