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72주년] 내포신도시 10년… '힘쎈 충남' 도약 위해 공공기관 유치 온 힘

[창간72주년] 내포신도시 10년… '힘쎈 충남' 도약 위해 공공기관 유치 온 힘

공공기관 본부·지사 31곳 행정구역 불일치
공공서비스 약화 등 도민 불편 가중 이어져
도로교통공단 충남지부 첫 물꼬 탄력 기대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위해 당위성 확보 총력

  • 승인 2023-08-31 23:03
  • 신문게재 2023-09-01 4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교통공단
김태흠(왼쪽) 충남지사와 이주민 도로교통공단 이사장이 10일 도청 상황실에서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공공기관은 왜 존재할까. 공공기관은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정부기관이다. 결과적으로 꼭 필요한 공공재와 서비스를 제공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충남은 공공기관으로부터 소외돼있다. 충남은 1989년 대전과 분리돼 별개 광역단체로 운영된지 34년이 지났다. 여기에 2012년 내포신도시 시대가 개막하며 충남도청의 소재지 또한 바뀌었다. 하지만, 충남을 관할하는 공공기관 본부·지사는 이전하지 못했다. 충남을 관할하는 공공기관 지부가 대전에 소재하는 탓에 도민들이 원활한 행정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전 본부·지사에 충남 일부 시군이 업무영역에 있는 등 행정 관할 구역 일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충남도는 현재 행정구역 일치 등을 이유로 정부 산하 공공기관 본부·지사 유치 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뿐 아니라 정부 로드맵 발표가 늦어지면서 수도권 2차 공공기관 이전도 늦어지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은 지방시대 실현이라는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은 지역 소멸과 국가 균형발전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아직 공공기관 이전을 못 한 충남의 경우엔 '무늬만 혁신도시'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이에 공공기관과 관련한 충남의 현 상황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공공기관
충남지사 분리 및 독립 추진 공공기관 목록. 충남도 제공.
▲공공기관 본부·지사 관할 행정구역 불일치= 충남도는 2012년 내포신도시로 이전했지만, 31곳의 공공기관 조직은 여전히 대전과 충남이 통합돼 운영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을 비롯해 한국도로공사, 한국관광공사 등 31곳은 대전충남본부라는 이름으로 대전에 소재하고 있다. 공공재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기관이 대전에 있으면, 공공 서비스 대응력 약화를 비롯해 업무 혼선이 초래될 수 있다. 불편함은 충남도민에게 돌아간다. 서해안권의 경우엔 대전과의 거리가 왕복 4시간에 달하는데, 대전 소재 공공기관 본부나 지사를 찾을 땐 시간적·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어서다. 이뿐 아니라 도정 연계 사업 시행 시 관리청 이원화에 따른 정책 소외도 우려된다. 업무 관할권이 다르면, 충남의 정책이 발휘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충남도가 본부와 지사를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시작도 이같은 이유다.

공공기관은 국민의 요구와 환경 변화에 항상 열려 있어야 하며, 조직편제 또한 이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즉, 충남 관할 공공기관이면, 도 단위 조직을 분리해 충남에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첫 물꼬는 텄다. 31곳 중 한 곳인 대전 소재 도로교통공단 충남지부가 내포신도시에 들어서기로 하면서다. 8월 10일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주민 도로교통공단 이사장은 도로교통공단이 충남에 별도의 지부를 설치하도록 하는 '충남도민 교통 안전과 편의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도로교통공단은 대전에 위치한 대전세종충남지부에서 충남을 분리해 별도 조직을 내포신도시에 설치한다. 충남도는 도로교통공단 충남지부 설치를 위한 국비 확보에 적극 나서고 행정 지원도 한다. 도로교통공단 충남지부 설치는 2020년 충남 내포가 혁신도시로 지정된 이후 정부 공공기관이 둥지를 트는 첫 사례가 됐다.





▲분리 노력 위한 충남도의 의지= 충남도는 이번 공공기관 본부·지사 분리에 대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김태흠 지사는 서한문을 31곳 기관에 보내면서 맨 앞에서 목소리를 냈다. 김 지사는 서한문에서 "행정 관할 구역 불일치는 공공 서비스 대응성을 약화시키고 업무 혼선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220만 충남도민들에게 과도한 시간적·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지방자치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자 충남도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관철 시까지 220만 충남도민은 모든 역량을 결집해 해당 기관과 정부, 관계 부처에 대한 항의와 요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어 김기영 행정부지사와 전형식 정무부지사 등 양 부지사는 기관을 직접 방문하면서 본부·지사 분리 당위성을 호소하고 있다. 전 부지사의 경우 한국은행, 한국소방안전원, 금융감독원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충남 분리 설치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현재 양 부지사들은 절반 이상의 공공기관을 방문했다. 남은 기관 방문도 하반기 안엔 마무리 할 계획이란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충남도는 TF를 꾸려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물론, 하반기엔 타 시도와 실무협의회를 통해 발전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현재 경북(대구), 전남(광주)의 경우도 충남(대전)과 비슷한 형태인 만큼, 3개 도가 실무협의회를 통해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공공기관 설치 제안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가 6월 30일 한국소방안전원 본사에서 우재봉 원장에게 충남본부 설치, 나아가 본원 이전까지 제안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늦어지는 수도권 공공기관 유치 한숨= 충남도는 인근 세종시 건설을 이유로 참여정부에서 시작된 공공기관 이전정책에서 20년 가까이 소외돼 왔다. 2020년 가까스로 혁신도시로 지정됐지만, 어떤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어 '무늬만 혁신도시'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기대했던 제2차 이전 로드맵도 정부 발표로 늦어지면서 총선용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다.

충남 혁신도시 지정 이후 수도권 2차 공공기관 유치는 꾸준히 미뤄졌다. 애초 2023년 상반기에 로드맵을 발표하고, 하반기부터 임차 기관이 속속 이전될 것이란 정부 발표에 충남도민의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은 내년 4월 총선 이후로 미뤄지는 게 공식화되면서 피로도도 커지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 연기는 정부 관계자들의 입으로부터 나왔다. 앞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밝혔다. 또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이전 연기를 못 박았다. 우 위원장은 "총선 전에 바람을 타서 너무 (지자체 간의) 갈등 구조로 가면 합리적인 결정을 못 한다. 여야 모두 이건 피하려 한다"며 "선거 전에 화약고를 건드리기보단 준비를 철저히 한 뒤 이전하는 게 낫겠다고 국토교통부와 조율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후폭풍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유치 희망 지역 간 소모적 경쟁이 장기화될 우려가 나오는 것은 물론, 충남도에서도 대응에 대한 맞춤 전략을 마련하고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에선 공공기관 유치와 관련해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거나 가만히 있기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도는 충남도에선 내년 상반기 총선 이후 발표에 맞춰 전략을 마련하는 쪽으로 방향성을 잡고, 또 이후 이전에 대한 준비에도 힘을 모으고 있다.

내포신도시 전경
내포신도시 전경.
▲'혜택 반드시' 당위성·논리 확보 총력= 2차 공공기관 이전이 내년으로 미뤄졌지만, 충남도의 입장은 다르지 않다. 혁신도시 지정과 맞물려 1차 공공기관에서 혜택을 받지 못했던 만큼, 2차 공공기관에선 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 이에 따라 도는 '공공기관 드래프트제(우선선택권)'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도는 충남혁신도시 중점 유치 대상 공공기관으로 '우선선택권(드래프트제)' 적용 13개, 탄소중립·문화체육·중소벤처 등 충남 특화 기능군 21개 등 총 34개 기관을 선정한 뒤 공감대 확산에 나서고 있다. 드래프트제는 김태흠 지사가 정부에 요청한 방식으로 13개 유치 대상 기관은 본사 종사자 500명 이상 9개, 100명 이상 4개로, 종사자 수는 9000여 명이다.

충남 특화 기능군 중 탄소중립은 전국 석탄화력발전소의 절반이 밀집해 있고, 지난해 탄소중립경제 특별도를 선포한 점을 감안해 추렸다. 대상 기관은 ▲한국지역난방공사 ▲해양환경공단 ▲한국석유관리원 ▲환경보전협회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항공안전기술원 ▲한국상하수도협회 ▲한국에너지재단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등 10개 기관으로, 총 종사자 수는 1300여 명이다. 이밖에 문화체육 기능군은 7개 기관, 중소벤처 기능군은 4개 기관 등이다.

다만, 2024년까지 연기된 만큼, 드래프트제, 탄소중립 기능군 등에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기 위한 전략도 마련한다. 공공기관 이전을 위해 드래프트제의 당위성을 보강하고, 외부에서 바라봤을 때 충남이 왜 탄소중립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논리가 부합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논의 중이다. 이를 위해 도는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관련 기관을 잇따라 방문해 협조를 구하고 있고, 이미 지휘부와 중앙부처에서도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도, 공공기관 본부·지사 분리도 모두 당위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보강해 유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내포신도시가 발전할 수 있고, 나아가 도민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내포=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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