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구 경제부장(부국장) |
최근 온 나라를 뒤흔들만한 대형 사고들이 자주 발생한다. 어떤 사고들은 '상상하기 힘든', '일어날 수 없는', '어떻게 이런 일이' 등 표현들을 떠올리게 한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사고를 떠올려 보자.
지난 7월 15일 오전에 발생한 충북 오송 궁평2 지하차도 참사는 기억하고 쉽지 않은 참사로 기억된다. 이 사고로 14명의 시민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사고 전 수차례 신고로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음에도 지자체, 경찰, 소방 누구 하나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사고로 이어졌던 대표적 인재(人災)로 얘기되는 사례다. 하천물이 지하차도로 유입되기 전에 '차량 진입을 막았더라면', '제방 공사를 완벽히 했더라면'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만 남긴다.
앞서 발생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 역시 기본을 지키지 않아 발생했다고 지적받는다.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현장에서는 지난해 1월 11일 201동 39층 바닥 면부터 23층 천장까지 내외부 구조물 일부가 붕괴해 건설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아파트 공사 속도에 치우친 나머지 안전을 등한시하면서 발생한 사고다. 아파트 시공을 맡은 현대산업개발은 완전 철거 후 재시공하기로 하면서 수천 억원의 추가 비용 투입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하다.
인천에서 발생한 'LH 아파트 철근 누락 사고' 역시 비슷한 사례다. 설계대로 시공하지 않고 철근을 빼먹는 경우는 후진국형 사고가 아닐 수 없다. 정부가 무량판 구조에 대한 점검에 나섰지만, 이번 사고로 국민들은 건설사에 대한 불신을 키우며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또 점검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른 파장도 막대할 것이란 전망이다. 점검에서 부실한 아파트로 낙인 찍히는 것도 문제이고, 보강은 어떻게 하고 비용은 누가 얼마나 될지도 불명확하다. 정부가 보상과 보강에 대한 방향은 제시했지만 결국 해결은 입주자 몫이다. 어찌됐건 결과에 따른 후폭풍은 클 것으로 보인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대형 사고들은 대부분 사람의 잘 못에 의해 발생한 인재(人災)들이다. 기본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말하는 기본은 기초, 기본적인 자세와 결부된다. 기초가 튼튼하면 무너지지 않고 사고가 나지 않는다. 공든 탑이 무너지지 않는 것처럼 기초, 기반 다지기에 공을 들여야 한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사고들을 보면 기업들이 이익만 쫓거나 내 할 일을 나몰라라 하며 기본에 충실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라고 생각한다. 꼭 대형사고가 난 후에야 '사후약방문'식으로 관련 법안을 만들어 대책을 만드는 일을 언제까지 할 건가. 대한민국도 선진국 지위를 획득한 만큼 거기에 걸 맞는 행동을 보여야 할 때다.
이제 대한민국도 속도전에서 완벽함을 추구하는 계기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일련의 사고들을 되돌아보며 기본에 충실 하는 자세 갖추기가 중요함을 일깨운다.
박태구 경제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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