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실크로드와 우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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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 실크로드와 우리나라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본부 무역현장 자문위원 박상길

  • 승인 2023-08-13 10:51
  • 신문게재 2023-08-14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박상길 위원 (1)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본부 무역현장 자문위원 박상길
비단길이라고도 불리는 실크로드(Silk Road)는 기원전 2~3세기경 중국과 서역 각국 정치·경제·문화를 이어준 육지와 바다의 무역교통 루트이다.

실크로드는 중국 한(漢)나라 시대 장건(張騫)의 중앙아시아 두 차례 원정(기원전 2세기경)을 통해 동서 교역로가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그리고 이러한 장건의 원정을 계기로 동서양 문물교류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또한, 동 원정 이후 처음으로 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서방의 사정이 중국 및 서방의 공식 기록에 나타나게 됐다.

실크로드는 총 길이는 짧게는 6400㎞ 길게는 2만㎞로 추정된다. 중국 중원지방에서 시작해 타클라마칸 사막, 파미르 고원을 거쳐, 중앙아시아 초원, 이란 고원을 지나 지중해로 연결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동쪽은 시발점인 장안(長安 : 현재의 西安)에서 시작해 둔황(敦煌)까지 이어진다. 중앙은 둔황에서 타클라마칸 사막을 거쳐 파미르 고원 동쪽에 이르는 길인데 타클라마칸 사막 북쪽길(西域北道)과 사막 남쪽길(西域南道)로 구분된다. 서쪽은 북쪽길의 경우 파미르고원→이란→지중해→로마로 이러지는 길이며 남쪽길은 파미르 고원→인도→아라비아해·홍해→이집트→지중해→로마로 이어지는 길이다.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교역 대상 물품은 중국의 비단(silk) 종이·화약·도자기, 동남아시아 및 인도의 향신료, 서방 보석·유리 등이다. 이러한 교역 대상 물품 외에 인도의 불교, 페르시아 조로아스터교, 아라비아 이슬람교 등 종교가 실크로드를 따라 중국에 전래됐다.



실크로드는 중국에 많은 영향을 줬다. 당시 당나라 수도 장안(長安)에는 페르시아인을 비롯해 적지 않은 수의 서역인(西域人)들이 거주했으며, 아라비아식 문화를 의미하는 호복(胡服), 호악(胡樂) 등 각종 호풍(胡風)이 유행했다. 진시황 병마총(兵馬塚)을 보면 서양인 모습을 한 병사 모형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실크로드 영향으로 보인다.

실크로드는 고대 한국에도 많은 영향을 줬다. 우선 불교 전래가 있었다. 인도의 고승 마라난타(摩羅難陀)에 의해 실크로드를 따라 백제불교가 전래됐으며, 신라의 승려 혜초(慧超)는 고대 인도 답사 여행기로서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을 남겼다. 서역(西域) 가무와 음악이 고구려에 전래돼 고구려 음악의 발달에 크게 기여했으며, 중세 아랍 문헌에는 신라의 수출품목들이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사례들 모두 실크로드를 따라 이루어진 역사적 흔적이다.

실크로드의 황금기는 당나라 시절이었는데 당시 신라를 비롯한 고대 한국 역시 실크로드를 통해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졌다. 당나라 수도 장안(西安)과 신라 수도 서라벌(경주)을 포함한 양국 간 당시 교류는 현재 주 10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오가는 한중간 교류, 한국의 1/4에 달하는 한중교역 비중에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활발했다.

중국 역사학자 리 레이는 '아라비아어로 된 고대 문서는 신라를 세계의 끝으로 간주했다. 유럽에서 중국을 통해 신라로 이어지는 실크로드는 모두 경주로 이어졌다'고 했다. 경주 계림로 14호분에서 발견된 신라시대 금실로 짠 황금보검은 사산조 페르시아 문화가 신라에 들어왔다는 유력한 증거다. 8세기경 세계를 리드했던 4대 도시인 이스탄불, 바그다드, 장안, 서라벌은 이렇게 실크로드를 통하여 가깝게 연결되어 있었다.

2013년 이후 시진핑 중국 정부는 신(新) 실크로드 개발전략으로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내륙과 해상의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이다. 35년간(2014~2049) 고대 동서양의 교통로인 현대판 실크로드를 다시 구축해, 아시아 지역 SOC 건설, 중국경제발전, 현지 자원 확보 등을 목표로 한 대규모 프로젝트다. 현재 100여 개 국가와 국제기구가 참여하고 있다.

최근 중국경제 침체와 한국 수출경쟁력 약화 등으로 한중간 경제 무역교류가 예전만큼 활발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 경제의 견실한 성장, 우리 기업의 수출증대를 위해 무엇보다도 한중간의 경제교류 활성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본부 무역현장 자문위원 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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