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한국과 일본, 수소 사회를 향한 두 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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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 한국과 일본, 수소 사회를 향한 두 가지 시선

이용규 한국기계연구원 기계기술정책센터장

  • 승인 2023-08-10 16:09
  • 신문게재 2023-08-11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이용규 한국기계연구원
이용규 한국기계연구원 기계기술정책센터장
수소는 무탄소 에너지원으로서 기후변화 대응과 저탄소 녹색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활용에는 아직 여러 가지 기술적, 경제적, 제도적 장벽이 존재한다. 이러한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나라와 일본은 각자의 수소 사회 구현을 위해 다양한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1월 '수소 경제 로드맵'을, 2021년에는 '제1차 수소 경제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정책들은 수소차, 충전소, 연료전지 발전 등 수소산업의 활성화를 목표로 하며, 2040년까지 630만 대의 수소 차량과 1200개의 충전소를 설치하고 15GW의 연료전지 발전을 구축하는 계획이 담겼다. 더불어 안정적인 수소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법령 개정과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소를 저탄소 녹색 성장의 주요 수단으로 간주하고 '수소 경제'를 표방하며 관련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포괄적인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은 2017년 12월 '수소기본전략'을 수립하고 최근 6월 '수소기본전략 개정판'을 발표했다. 해당 전략에는 국내외에서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하고, 운송하고, 사용하는 전 과정에 대한 비용 절감과 기술 개발 내용은 물론 일본의 수소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소산업전략'과 수소의 안전한 활용을 위한 '수소안전전략'이 새롭게 포함됐다. 세부적으로는 2030년까지 80만 대의 수소 차량과 900개의 충전소를 설치하고 5.3GW의 연료전지 발전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해외에서 천연가스나 석탄 등으로부터 수소를 생산하고 액화 수소나 유기 수소화물 등으로 운송하는 핵심기술 개발에 집중한다고 한다. 일본의 수소 정책은 수소 활용을 위한 국내외 협력과 관련 기술혁신을 추구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수소 정책은 공통점과 차이점이 존재한다. 공통점은 양 국가 모두 수소를 자체 수급하기 힘든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수소의 역외조달'에 관심이 많다는 점과 수소차, 충전소, 연료전지 활용 확대와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는 점이다. 차이점으로는 우리나라는 수소산업의 성장을 위해 수소차 지원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업스트림 전략에 집중하는 반면, 일본은 수소밸류체인을 탄탄히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국제협력을 통한 해외생산 직접 참여 지원, 금융프로그램을 활용한 공급망리스크 대응 지원과 수소상용차, 산업용, 발전용 등 내수시장에서의 다양한 수소 활용을 위한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개정된 일본의 수소 정책을 통해 우리나라의 수소 정책의 발전 방향을 살펴본다면 첫째, 수소생산의 비용과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기술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더욱 힘써야 한다. 현재 한국은 대부분 수소를 천연가스 개질법으로 생산하고 있으나, 이는 비용과 탄소배출량이 높은 방식이다. 따라서 수전해나 바이오매스 개질법 등의 다양한 청정수소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수소 수요의 확대와 다양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부족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소차, 연료전지 등 특정 수소 활용 분야에 집중하고 있으나, 이들은 수소 수요의 일부에 불과하다. 따라서 산업용, 발전용, 난방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수소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수소 경제에서의 국제적 협력과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 부재하다. 세계적으로 수소에너지에 관한 관심과 투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의 주요국들은 자국의 수소 전략을 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도 국제적 협력과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며, 나아가 적극적인 해외국가, 기업과의 협력을 위한 정부의 지원도 중요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다가올 수소 사회에서는 수소 생태계 전주기를 아우르는 기술력과 리더십을 갖춰 글로벌 수소 경제를 선도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용규 한국기계연구원 기계기술정책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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