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취임한 조강희 충남대병원장이 새로운 암병원 건립을 통해 개원 51주년 새로운 반세기를 여는 원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
▲충남대병원은 3년 전 세종분원을 개원하고 올 5월에는 전국 최초의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을 위탁 경영하게 되면서 다병원체제가 되었다. 새롭게 본원과 분원 그리고 어린이재활병원을 효율적으로 관리 및 발전할 수 있는 경영방식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시스템 고도화에 많은 시간을 들여 노력하는 중이다. 대전과 충남에서는 입지가 확실히 있으나, 전국에서 충남대병원의 브랜드 인지도나 신뢰도를 생각했을 때 아직은 만족할만한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원장을 맡은 3년 동안 한 단계 끌어올리고 싶고, 그러기 위해 지역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충남대병원의 후원자가 되어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있다. 수도권 병원들이 병상을 확대하고 첨단 의료장비를 들일 때 우리도 이에 밀려서는 안 되고 대기업의 후원을 기대할 수 없는 여건에서 지역 사회의 지지와 응원이 절실하다.
-최근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의 파업을 겪었는데 어떤 변화가 있었나?
▲먼저, 지역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인 충남대학교병원이 18년 무분규 기록을 깨고 약 이틀 동안 병원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믿고 응원해 주신 지역민들에게 불편과 염려를 끼쳐 죄송한 마음이다. 파업 첫날 환자 700여 명이 입원 중일 때 간호인력이 부족해 환자 상태가 나빠지는 것을 놓치는 상황이 가장 걱정됐다. 둘째 날에도 협상이 원만이 이뤄지지 않으면 환자 안전을 위해서라도 다른 지역으로 옮겨야 할 위급한 상황에서 그날 오후 협상이 마무리됐다. 당시 경험으로, 환자 대규모 이원조치가 필요한 때를 대비해 매뉴얼을 만들고 시스템을 정비하도록 했다. 어렵게 파업에 참여한 직원분들, 병원에서 환자 곁을 지키신 직원 모두 병원의 소중한 한 가족이다. 합리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하고, 힘들게 일하는 직원들에게 충분한 급여를 지급하고 싶다. 단계적으로 키워나갈 예정으로 직원들 불편사항을 선제적으로 해결해서 환자들 공공 의료서비스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새로운 암병원을 설립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우리 지역 암 치료 환경은 어떤가?
▲암환자 진료가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지역 불균형에 따른 사회적·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신규 암환자의 경우 수도권 진료 비중이 약 78%에 달하고, 대전의 암환자 자체 충족률은 2009년 78.7%에서 2020년 65.9%까지 오히려 감소했다. 소아 청소년 암환자의 62%가 암진단 후 수도권 병원에서 처음 입원하고, 이중 대전·충남·세종 환자의 70% 이상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간 의료불균형이 심화하고 있고 지역 의료체계가 붕괴돼 환자들의 불편과 경제적 부담은 더욱 커지는 실정이다. 충남대학교병원은 2008년 대전지역 암센터를 개원해 암예방, 진단 및 치료, 사후관리 등 지역 내에서 암에 대한 종합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나, 현재 대전지역암센터의 시설로는 지역 완결적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충남대병원 내에 1000병상 규모의 새 암병원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
▲새로운 암병원에서는 지역민들에게 최적의 암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현재 여러 건물로 분산된 암 관련 기능을 새 암병원으로 효율적으로 집중함으로써 환자 중심의 의료체계를 만들고자 한다. 새로운 암병원에서는 암예방 및 진단에서 치료 및 사후관리까지 단기간에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원스톱시스템을 운영해 암으로부터 지역민의 건강을 지키고 재정적인 부담을 줄이도록 하겠다. 현재의 여건에서는 암이 의심되어 검사를 받으려면 최소한 2~3주 기다리고, 검사 후 다시 수술 일정을 잡으려면 기다림은 더 길어지고 있다. 새 암병원에서는 암 환자를 가장 먼저 진찰해 진료를 우대하는 방식으로 하루 이틀 사이에 검사를 마치고, 여러 건물로 분산된 암 관련 기능을 새 암병원으로 효율적으로 집중함으로써 환자중심의 의료체계를 만들겠다. 암예방 및 진단에서 치료 및 사후관리까지 단기간에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원스톱시스템을 운영해 암으로부터 지역민의 건강을 지키고 재정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예산과 시간이 소요될 텐데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가?
▲경북대병원은 본원을 옮겨 새로운 발전을 구상하는 연구용역을 시작했고, 전남대병원은 새 병원 건립에 필요한 기재부 예비타당성조사를 준비하는 대응단을 최근 발족했다. 영·호남의 대학병원들이 성장을 위해 큰 그림을 그릴 때 충청권에서도 늦어선 안 되고 지역민 건강을 담보하는 병원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 지금 시점을 놓치면 앞으로 3년을 허송세월로 보내게 될 것으로 보여 비전을 발표한 것이다. 사전 준비는 임기에 마칠 것이고 실제 새 암병원 건립은 후임 원장이 맡게 될 장기 프로젝트다. 주무부서인 교육부와 협의해 총액의 25%인 일률적인 예산지원만으로는 부족하고, 새 암병원은 연구·교육 중심 플랫폼으로 만들어 진료하면서 임상연구와 교육, 산업화까지 담당하는 역할을 부여해 새 암병원 총예산의 75%까지 정부의 지원이 되도록 설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권과 지자체, 그리고 지역사회의 관심과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히 필요한 만큼, 설립 당위성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병원의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겠다.
-대전세종충남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앞으로 운영방안은?
▲어린이들은 뇌 발달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신체가 성장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그리고 지속적으로 재활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어린이들의 재활치료가 중요함에도 어린이재활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그마저도 대부분 수도권에 있어서 지방에 거주하는 환아들과 보호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거주지 기반의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고 건립사업이 추진되어, 우리 지역에서 전국 최초로 진행된 이 사업에 충남대병원에서 건립과 수탁운영까지 맡게 되어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최근까지 낮병동에 많은 환아가 찾아와 진료를 받고 있으나, 입원병동은 아직 개원하지 않았다. 소아 재활병원에 전문적인 진료를 제공해 전국에서 환아가 찾아오는 수준의 거점으로 발전해야 병원이나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소아재활의 경우 장기간 치료를 진행하는 특성 때문에 주변에 호텔 등의 숙박공간과 편의시설이 보완되면 어린이재활병원이나 지역사회 고용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51주년의 역사가 깊은 만큼 노후화된 시설도 있다. 이에, 2020년 본관 리모델링 및 수술실 증축을 통해 본관의 시설개선공사를 시행했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시설개선사업이 계획되어 있으며 더욱 쾌적한 진료환경을 위해 노력하겠다. 고객 편의를 위한 관절염·재활센터 셔틀버스 운영, 병원을 찾는 고객이 쉽게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본관 1층 안내창구의 시설개선 사업도 예정돼 있다. 더욱이 병원에 오시는 고객분들의 동선을 줄이고,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진료비 한번수납'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에는 검사와 투약, 처치 등을 받기 위해 수납창구에 여러 번 방문해야 했지만, 한번수납 시스템이 도입되면 귀가 전 한 번만 수납하면 된다.
-충남대병원을 이용하는 환자와 지역 주민에게 전할 말씀은?
▲2023년은 올해 51주년이 된 병원이 앞으로의 새로운 반세기를 준비하는 원년이다. 1972년 저희지역 무의촌 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를 양성하고자 200여 병상으로 출발한 충남대병원이 현재 대전·세종 양병원 모두 1800병상 규모로 성장·발전하는 데에는 지역민의 신뢰와 사랑이 있기에 가능했다.
앞으로도 상급종합병원으로의 위상 제고, 필수의료·중증의료 역량 강화, 암병원 건립 등 최고 수준의 의료로 지역거점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해 지역뿐만 아니라 국가를 대표하고 의료발전을 주도하는 세계적인 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하여 더욱 노력하겠다. 충남대병원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후원자가 되어 달라.
대담=고미선 사회과학부장·정리=임병안 기자·사진=이성희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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