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현 대전웰니스 신장혈관센터장이 최근 투석환자 중 심장질환 조기발견과 진료의뢰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6일 대전웰니스병원에 따르면 신장혈관센터에서 지난 2년간 정기적으로 투석을 받아온 40대 후반 A씨는 최근 집에서 쉬는 동안 심장 박동수가 분당 60회 미만으로 떨어지고 가슴이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아왔다. 혈압계를 통해 집에서 자가 측정했을 때 심각할 때는 심박 수가 분당 50회 밑으로 떨어질 때도 있었는데 그는 그저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거나, 혈액 투석에 따른 가벼운 부작용쯤으로 여겼다.
심박수가 분당 60회 미만으로 떨어져 답답함을 경험하고도 본인은 이를 일시적 현상으로 가볍게 여겨 병원에 방문했을 때도 심장질환에 대해 호소하지 않아 그냥 지나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 A씨 역시 혈액투석을 위해 병원을 정기적으로 찾았으나 심장질환은 생각하지 못하고, 잠시 견디면 나아지는 일시적 현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대전웰니스병원 한수현 신장혈관센터장(투석전문의)는 A씨가 집에서 자가 측정해 메모지에 적어 온 심박수가 다소 위험한 수준일 수 있다고 판단해 그에게 병원이 최근 도입한 웨어러블 심전도기를 부착하기로 결정했다. 명함 크기의 장비를 가슴에 부착하면 먹고 자는 일상생활 중에 심박수를 정확히 측정해 3일치의 데이터를 만들어주는 장치다.
신장혈관센터에 반드시 갖춰야 할 의료장비는 아니나 환자의 안전을 위해 마침 구비해 운영하던 중 A씨에게 지급한 것. A씨가 웨어러블 심전도기를 부착해 집에서 이틀을 보내는 동안 측정된 심박수 역시 50회까지 낮아지는 때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어지럼증이 동반되는 등 한수현 전문의는 A씨에게 심장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고 판단해 대전성모병원에 진료를 의뢰했다. 그 결과 A씨는 7월 말 인공심박동기를 가슴에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을 정도로 중증의 상황이었고, 지금은 수술 후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한수현 센터장은 "환자가 자가측정의 심박수가 맞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병원이 최근에 도입한 웨어러블 심전도기를 환자에 지급한 것이 환자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 적시에 대응하는 계기가 됐다"라며 "환자 안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진료를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