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는 양 다음으로 많이 키우는 가축이다.
소는 고기를 포함해 우유, 가죽, 털, 뿔, 내장, 똥 등 알뜰히 사용되고 특히 소똥의 쓰임새는 매우 다양하다.
몽골에는 1945년 발표돼 지금까지도 몽골의 대표적인 문학 작품인 시가 있다.
[나는 몽골 사람입니다. 소똥 연기 소용돌이치는 유목민 게르에서 태어났습니다.
나의 요람은 거친 들판이 펼쳐진 고향 몽골 초원입니다...
우리는 나는 몽골 사람입니다. 소똥 연기 소용돌이치는 유목민 게르에서 태어났습니다.
나의 요람은 거친 들판이 펼쳐진 고향 몽골 초원입니다...]
지금도 읽고 있으면 소똥냄새가 난다.
위 시에서 알 수 있듯, 소똥(아르갈)은 몽골 유목민의 정체성이자 유목 생활의 필수품이다.
유목민들은 소가 똥을 싸면 바로 줍지 않고, 다 마른 후 '아락 사와르'를 이용해 줍는다.
'아락 사와르'는 동그랗게 생긴 바구니인데 우리나라 '지게'와 비슷하다.
유목민들은 아락 사와르를 멘 채로 땅에 떨어져 있는 소똥을 핫케이크 뒤집 듯 등 뒤 바구니에 넣는다.
꽉 찬 '아락 사와르'는 집(게르)에 그대로 두고, 땔감으로 사용한다.
마른 소똥은 나무나 석탄에 비해 비교적 낮은 온도로 은은히 탄다.
따라서 약한 불로 오래 데워야 하는 유제품을 만들기에 아주 적합하다.
특히 영하 60도 몽골 초원의 밤에는 나무와 석탄과 함께 적당한 온도로 집을 데우고, 구하기 쉬운 소똥 땔깜이 널리 사용된다.
또 소젖을 짤 때는 옆에 소똥을 피워 놓으면 파리나 모기를 쫓아주는 천연 모기향이 된다.
젖은 소똥은 진흙 대신으로 사용하는데, 나무로 지은 가축의 우리 사이에 발라주면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게 도와준다.
이렇듯 몽골 유목민들은 소똥을 아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한다.
자연의 소중한 산물 소똥, '아르갈'은 유목민들에게 생활 필수품이 됐다.
재벤 명예기자 (몽골)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