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가수원교 너머 도솔산 자락이 보이고 있다. 6·25 대전전투 초기 대전을 방어하는 중요한 장소이면서 현재까지 참호 10여 개가 재구축 형태로 보존돼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3일 대전 서구 월평공원과 도솔산 일원에서 6·25 때 전사를 검증하는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6·25 당시 인구 13만 명의 충남도청 소재지 대전은 금강방어선이 무너진 뒤 북한군의 남하를 지연하는 길목으로써 전략적 요충지였다. 전투사를 보면, 금강을 넘어온 북한군은 이틀간 재정비한 뒤 대전을 공략하기 위해 유성과 논산 방향에서 각각 남하하는데 미군 제24사단은 34연대의 1대대를 유성 갑천변에 배치하고 L중대를 논산가도의 가수원 교량에 배치했다. 지금의 갑천대교 방향의 갑천과 월평공원 옛 월평산성 위치에 진지와 관측소를 구축했고, 논산방향에서 정림동 방향으로 다가오는 적을 가수원교에서 차단하기 위해 도솔산에 미군 중대가 진지를 구축했다.
1950년 7월 19일부터 이틀 간 갑천과 월평공원 그리고 도솔산 일원에서 교전이 전개됐고, 전차를 앞세운 세력에 밀려 보문산으로 후퇴했다가 전력을 재정비해 다시 도솔산을 수복하는 공방전이 벌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유성방향의 갑천 방어선이 지휘본부와 통신 없이 무너지면서, 최전방에서 지휘하던 딘 소장이 급히 철수하다 길을 잃어 실종되는 상황의 단초가 됐다.
도솔산에 남아 있는 여러 참호 중 한 곳의 모습. /사진=임병안 기자 |
특히, 이곳에서 당시 유류품이 발견됐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금강방어선에 가려져 주목받지 못하던 대전전투 초기의 상황을 연구하는 자료가 되고 있다.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는 2020년 한국전쟁 70주년을 앞두고 탐사활동을 벌여 가수원교 도솔산에서 탄두를 발견했고, 또 다른 개인 조사자는 옛 월평산성 인근에서 미군 허리벨트에 탄창집 또는 수통집을 연결하는 클립(alice)을 수집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대전 서구 도솔산과 월평공원에서 탐사된 탄두와 클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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