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교권 강화 대책마련 '속도'... 교육계도 움직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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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교권 강화 대책마련 '속도'... 교육계도 움직임 본격화

윤 대통령 "교권이 확립되지 않으면 학생의 인권도 공허"
경기교육감도 재판중인 특수교사 복직... 교총은 탄원서 제출
지역교육계, 공교육 역할과 범위에 대한 사회적 합의 필요

  • 승인 2023-08-01 16:57
  • 신문게재 2023-08-02 3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서울 서이초 교사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교권 강화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교육계를 중심으로 교권 강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8월 1일 교육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선 교권이 우선돼야 한다며 교육부에 교권확립을 위한 고시 제정을 지시했다. 교육부가 7월 24일 발표한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고시 및 자치조례 정비 계획'을 2학기 이전에 조속히 제도화해 시행하라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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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학교 현장에서 교권이 침해되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며 "인권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규칙과 질서 유지를 위한 법 집행을 못하게 막으면 오히려 국민의 인권이 침해된다"고 말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교육 현장에서 교권이 확립되지 않으면 학생의 인권도 공허한 얘기가 되고 만다"며 "교권은 학교의 규칙을 제대로 지키게 하는 것이고, 교권이 확립되지 않으면 다른 학생의 인권도 학습권도 보장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태희 페이스북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7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동학대 혐의로 직위해제된 관내 특수교사를 복직시킨다고 밝혔다. 임태희 페이스북 갈무리.
전날 임태희 경기교육감은 주호민 작가의 자녀를 학대한 혐의로 직위해제된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 A씨를 복직시켰다.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이례적인 결정이다.



앞서 웹툰 작가인 주호민 작가는 특수교사인 A씨가 발달장애가 있는 자녀에게 폭언 등으로 정서적 학대를 가했다며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었다.

이 같은 논란이 일자 경기교육청은 A씨를 직위해제 했는데, 사건 진상이 규명되지 않은 상항에서 직위해제는 과도한 처분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교권보다 학생인권이 우선시되던 당시의 분위기상 당연한 절차로 받아들여졌다.

임태희 교육감은 전날 SNS를 통해 "이번 사건은 경기교육청 특수교육 시스템 전체를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 선생님들이 더 이상 혼자 대응하지 않도록 기관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교육청은 진상이 명백하게 규명되기 전까지는 선생님에 대한 무분별한 직위해제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한국교원단체총연맹(교총)도 이날 오전 수원지방법원에 해당 고소건에 대해 탄원서 제출하는 등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했다.

교총은 재판부에 "이번 고소건은 학부모가 교사와 다른 학생 모르게 교실 수업 내용이나 대화 내용을 무단 녹음해 신고한 사안"이라면서 "녹취 내용의 일부 표현이나 내용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교육을 수임받은 특수교사가 학생의 잘못된 언행을 바로 잡으려는 교육적 목적에서 비롯된 행위였는지를 포괄적으로 살펴달라"고 선처를 요청했다.

지역 교육계에선 공교육이 담당할 역할과 범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대전교육청 한 관계자는 "과거의 교사들은 학생들을 가르치기만 하면 됐지만, 공교육의 역할이 확대됨에 따라 교사들이 업무가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면서 "업무가 과중된 상태에서 일부 학부모들이 악성 민원을 제기해 교사들이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교육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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