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택 전 대전시장 |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사면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면·복권을 강력하게 요청하기 위함이다. 특별사면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점을 재차 강조하고 "손을 잡아달라"는 발언에서 권선택 전 시장의 목적이 분명히 읽힌다.
이날 권선택 전 시장의 기자간담회는 당초 제기됐던 여러 관측과 달리 평이했다. 사면·복권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을 제외하면 정치적으로 주목할 메시지는 사실 없었다. 권선택 전 시장은 이번 특별사면을 전제로 한 정치 재개 여부나 22대 총선 출마 등 향후 행보에 대해선 최대한 말을 아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사면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필요한 정치적 해석을 낳기보단 사면에만 포인트를 맞추는 게 그에게 나을 수 있다. 실제 지역 정치권에선 권선택 전 시장의 뜻과는 무관하게 국민의힘 입당과 22대 총선 도전 여부를 넘어 구체적인 출마 지역구까지 언급하는 각종 시나리오가 돌고 있다.
이 때문인지 권선택 전 시장은 이날 정치적 발언엔 일절 선을 긋고 강력한 사면 의지를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 "지금 관심은 오직 사면·복권일뿐", "이번만큼은 놓치지 않겠다", "이번 사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등 간담회 내내 사면·복권을 향한 강한 의지와 간절함을 내비쳤다.
한발 더 나아가 "손을 잡아달라"는 말을 빌어 윤석열 대통령에게 특별사면을 요청했다. 직접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하진 않았지만, 특별사면이 대통령의 고유 권한임을 여러 번 강조한 만큼 '사면권자'에게 결단을 요청한 것과도 같다. 대신 "손을 잡아주면 신의를 지키겠다"며 사면·복권에 대한 보답을 약속했다.
특히 본래 몸담고 있던 더불어민주당과는 확실한 거리를 두며 정치 노선의 변화 여지를 보이기도 했다. 물론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구원의 손길을 요청했지만, 철저히 외면당하고 무시당했다"며 민주당에 대한 배신감을 드러냈고 이후 정치활동과 선택의 기준을 '신의'라고 못 박았다는 사실에서 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에게도 도움을 요청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선택 전 시장은 "이장우 시장에게 놀란 부분이 많다"며 "시정 현안에 대해 많이 파악했고 공부를 많이 했다. 해법도 잘 알고 있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자신의 사면·복권과 관련해 이장우 시장의 역할과 도움을 우회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장우 시장은 최근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중앙당에 권선택 전 시장의 사면·복권이 필요하다는 뜻을 강하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선택 전 시장은 정치적 해석을 낳을 수 있는 발언은 일절 자제한 채 마지막까지 사면·복권을 강조했다. 그는 "대전시를 대표했던 사람으로서 저의 (사면·복권이) 내 개인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관심은 오직 사면·복권으로 저의 최소한의 명예 회복을 위한 시발점이다. (이번 사면·복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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