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학교비정규직-교육청 교섭 '큰 산 넘었다' …과제도 남아

'쟁의 돌입 73일째' 25일 안건 3개 합의
'병가누적' 등 60개가량 미합의 사안 남아
노조 측 "2학기 파업 가능성 없어" 밝혀

46차 실무교섭을 하루 앞둔 7월 24일 대전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대전학교비정규직 노조와 대전교육청이 단체협약이 주요 쟁점 사안에 대해 노사 합의를 이루면서 2학기 파업 가능성을 잠재울 수 있게 됐다.

26일 대전교육청과 대전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노조)에 따르면 전날인 25일 열린 제46차 실무교섭에서 노사 양측이 주요 쟁점 사안이었던 방학 중 근무 일수 확대, 자율연수 보장, 급식실 배치기준(급식 인원) 완화에 잠정 합의를 이뤘다. 노조가 5월 15일 선포식과 함께 쟁의행위에 돌입한 지 73일 만이다.

노조는 이번 쟁의에 돌입하면서 방학 중 근무 일수 확대를 요구하며 전 직종 320일 근무를 제안했다. 교육청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현재 근무 일수에서 5일(방학 중 연수 포함 8일)로 확대하는 입장을 냈다. 노조는 내부 논의를 거쳐 근무 일수 7일(방중 연수 포함 10일)을 제안했고 교육청이 이를 수용하면서 결론이 났다.

상시근무자의 자율연수 10일 부여는 '자율연수'는 수용 불가라는 교육청의 완강한 입장에 따라 '학습휴가'를 부여로 수정됐다. 기존 4일씩이었던 학습휴가에 3일을 추가하는 것으로 최종 합의했다.

급식실 조리실무원 배치기준 완화 건에 대해선 2024년 3월 교육청이 제안한 107명으로 맞추되 2025년 9월까지 노조가 요구한 103명까지 완화기로 타협했다.

이번 노사 간 주요 쟁점 합의는 양측이 수정 의견 교환 끝에 이뤄진 결과지만 노조 측이 기존 입장보다 대폭 수정된 입장을 내놓으면서 합의를 이룰 수 있었다.

주요 쟁점 사안 합의는 이뤘지만 아직 미합의된 안건 60건가량에 대한 추가 교섭의 남아 있다. 공무직 노동자들의 병가 누적 건에 대한 사안으로 교육청은 병가를 연속 10일 초과 사용 때 진단서나 증빙서류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도 고유업무 명시와 인사위원회 노조 측 인사 추가 등에 대한 안건에 대해 8월 중 논의가 필요한 상태다.

유석상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대전지부 조직국장은 "교육청의 완고한 입장과 학교 비정규직에 대한 사회적 이해 문제도 있어서 현실적으로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게 좋다는 조합원들의 의견이 모인 결과"라며 "이후 장기적 과제도 많은데 일단 당장은 60가량 미합의 사안들은 8월 집중 협의을 이뤄 단체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2학기 파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은 아이들에게 피해가 갔기 때문에 학부모들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노조가 상당히 어렵게 여기까지 왔던 부분을 알고 있다. 나머지 사안 조속히 타결해서 노조원들에게 혜택이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