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종범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심혈관센터장. |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기온이 아침, 저녁으로 내려가는 장마철에 혈압이 상승해 뇌출혈이나 뇌경색, 심근경색 등의 발생빈도가 올라간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이런 환자들은 휴가를 갈 경우 목적지 주변의 병원들을 조사해보고 심장 응급상황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의 위치를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여행 전에는 가벼운 유산소 운동 등으로 체력을 키워놓고, 여행 중에도 금연, 절주 등을 잘 지키고 휴식을 충분히 취할 수 있도록 일정을 무리하게 잡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고립돼 있는 지역으로의 여행은 삼가고 복용하는 약물은 일정보다 조금 더 여유 있게 준비해 두 군데로 나눠 갈 것을 권장한다. 기온변화에 대비해 바람막이나 카디건 등을 챙겨 갈 필요도 있다. 음식도 고칼로리의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자제하고 저염식이나 저지방식이를 추천한다.
알레르기 질환인 아토피나 천식을 앓고 있다면 장마철 높은 습도로 인해 곰팡이, 진드기 등의 활동력이 강해지므로 증상이 악화 되기 쉽다. 따라서 실내의 습도를 40% 정도로 유지할 수 있도록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사용해 적정 습도를 유지하고 가끔은 보일러를 틀어 습도를 제거할 필요가 있다.
장마철은 잠자는 습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흐린 날씨로 인해 잠자는 습관의 변화가 생겨 오후 시간에 졸리고 밤에는 밤을 못 이루고 뒤척이는 불면증이 오기 쉽고, 불면증으로 인해 우울증 등이 생기거나 악화될 수 있다. 낮잠은 피하는 게 좋다. 전날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늦잠을 자거나 저녁 일찍부터 잠자리에 들면 불면이 반복될 수 있다. 억지로 잠을 자려 하기 보다는 졸릴 때만 잠을 청하는 게 훨씬 좋다.
불면을 극복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잠자기 1~2시간 전 가벼운 운동이나 스트레칭 등을 통해 잠을 잘 유도할 수 있도록 한다. 땀이 적당하게 날 정도로 1시간 이내가 좋다. 운동은 가벼운 수면 장애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기도 하다. 무리하거나 격렬한 운동보다는 자신의 신체와 체력에 맞게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고, 너무 늦은 저녁에 하는 것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당뇨 환자들은 뜨거운 낮을 피해 걷기운동을 하되 시간과 거리를 줄여 강도를 낮추고, 칼로리 섭취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은 주로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진 후 시원한 환경에서 하는 것이 좋고 특히 여름 장마철에는 운동 후 발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 수분 섭취는 매우 중요하며 보통 목이 마르기 전에 충분한 섭취를 권장하며 청량음료는 일시적 효과는 있으나 당을 올려서 목마름 증상을 더욱 초래하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장마가 끝나면 일본뇌염도 주의 대상이다. 모기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줄이고 기피제나 차단장비를 사용하고 적절한 예방접종은 기본이다. 관절염 환자들은 대부분 장마철에는 통증이 심해진다. 습한 기후는 수분 배출의 어려움이 있어 관절이 붓고 팽창하기 때문이다.
대처법은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도록 하며 자주 환기를 시키고, 실내에서라도 스트레칭이나 실내 자전거 등 꾸준한 운동을 권장한다. 또 쪼그려 앉거나 무리한 운동 등의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찜질 등으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만성인 경우 대게 온찜질이 도움이 되며 급성인 경우 냉찜질이 좋다. 경우에 따라서는 통증이 심해지기 전에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장마철에는 여러 급성 및 만성 질환들이 악화되므로 관리가 필요하다. 몇 가지 사항만이라도 알고 있으면 보다 무덥고 습한 장마철을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권종범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혈관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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