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혁신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제11대 사장에 한문희 전 부산교통공사 사장(60·사진)을 임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임기는 이달 24일부터 2026년 7월 23일까지 3년이다.
나희승 전 코레일 사장이 올해 2월 해임된 뒤 5개월 만이다. 한 사장은 40년가량 철도 분야에 근무한 철도 전문가다. 철도고 출신으로 철도청(현 코레일)에 근무하다 제37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이후 철도청에서 경영혁신실장, 기획조정실장, 경영정책실장, 경영기획본부장 등을 두루 역임했으며, 2021년 11월부터 부산교통공사 사장을 지내다가 이번에 코레일 사장에 지원하며 사임했다.
코레일은 나 전 사장이 안전문제로 해임되는 등 공기업으로써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코레일은 지난 2년간 경영평가에서 공기업 중 유일하게 '아주 미흡'(E) 등급을 받았다. 국토부는 올해 3월 지난해 오봉역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와 영등포역 열차 궤도이탈 사고 등의 책임을 물어 나 전 사장을 해임했다. 이어 철도 작업자 사망사고 2건과 통복터널 단전사고 등의 책임을 물어 코레일에 과징금 19억2000만원을 부과했다.
또한, 기재부가 발표한 '2022년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코레일은 3970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부채 비율이 220%을 넘어섰다. 지난 2021년 287% 대비 소폭 감소 했지만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철도관제·시설유지보수 업무 이관 문제나, SR과의 관계 등 철도산업 환경에 대한 주도적 역할도 필요하다. 잇따른 안전사고 발생에 "철도 시설유지보수 시행업무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위임한다"는 단서조항을 삭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인 개정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국토부에서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인데 이달 말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SR도 문제다. 문 정부 출범 후 코레일-SR 통합을 추진했지만, 찬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멈춘 상태다. 윤 정부 들어서는 공기업의 경쟁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채로 인해 사업자 면허 박탈 위기에 놓인 SR의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정부가 출자 방안을 고민 중이다. 여기에 KTX가 단독으로 운영 중이도 노선에 SRT 신규 노선도 허락했다. 철도노조는 '부당한 특혜'라며 코레일과 SR의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당장은 집중호우로 입은 피해 회복도 진두지휘 해야 한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번 중남부 지역의 집중호우로 영동선, 충북선 등 9개 노선에 토사 유입, 노반 유실, 낙석 등 20곳에 피해가 발생했다. 열차 운행 안전 방안 확보와 피해 복구에 집중해야 한다.
철도업계 한 관계자는 "한 사장은 철도전문가로 코레일에서 주요직을 거쳐 내부 사정과 외부 네트워크가 뛰어난 인물"이라면서 "그동안 코레일이 가진 문제를 개선하고, 내부 조직 안정화에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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