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한선희 전략사업추진실장이 20일 시청 기자회견장에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결과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사진=심효준 기자) |
충남은 디스플레이, 충북은 반도체·이차전지 분야에 선정됐지만, 대전은 반도체 분야에서 떨어지면서 충청권 내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전의 미래 먹거리 창출 구상에 크나큰 차질이 생긴 만큼, 이제는 과학과 기술 인력만을 강조했던 기존 전략에도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20일 서울정부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를 열어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를 결정했다. 위원회는 이날 심사 결과에 따라, 반도체 분야는 2곳(경기 용인·평택, 경북 구미), 디스플레이는 1곳(충남 천안·아산), 이차전지 4곳(경북 포항, 충북 청주, 전북 새만금, 울산)을 최종 선정했다.
당초 대전은 반도체 인재와 기술을 공급할 수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을 비롯한 26개 정부출연연구기관과 20여개 대학이 있다는 점과 생산 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전력과 용수 공급 인프라도 갖추고 있어 나노·반도체 산단이 들어설 최적의 입지임을 주장했지만, 정부는 반도체와 관련한 기업 인프라를 이미 갖춘 지역들이 더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봤다.
특화단지로 지정된 지역에게는 향후 산업단지 기반시설 구축을 위한 관련 인허가 사항 신속 처리를 비롯해 예비타당성 조사와 각종 부담금 면제 등 파격적인 혜택을 줄 전망이다.
이날 결과에 따라 올해 초 특화단지 신청부터 행정력을 총망라했던 대전시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대전의 미래 먹거리 창출 구상에도 큰 차질이 생기게 됐다.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대전시는 자체적으로라도 반도체산업 육성방안을 추진하겠단 대안을 내놨다.
최근 반도체 인재양성 사업, 기반구축 사업 등이 잇달아 선정된 공모사업을 기반으로 KAIST, ETRI, 나노종합기술원 등 기존 연구 역량을 연계해 반도체산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는 연구·교육캠퍼스, 설계캠퍼스, 제조캠퍼스를 조성해 수도권 반도체 생산거점과 협력할 수 있는 R&D혁신형 산업단지로 육성하고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다만 과학·기술 인력 인프라만을 강조했던 기존 전략은 대폭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심사 과정에서 정부는 미래의 잠재력보다 기업 인프라와 같은 현실적인 요건을 더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반도체 관련 대기업 유치란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대전시는 앞으로도 정부를 상대로 지역의 경쟁력과 강점을 내세우긴 어려울 전망이다.
한선희 대전시 전략사업추진실장은 "이번 결과를 두고 반도체 관련 대기업이 대전에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 패착의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결과는 아쉽지만 기존 계획에 따라 지역 내 앵커 기업을 육성하고 대규모 투자계획까지 구체화 한다면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 향후 바이오 관련 특화단지 지정과 반도체 특화단지의 추가 지정 가능성도 있는 만큼 차질 없이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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