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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 대전시의회 의원 일동과 조승래 국회의원, 박영순 국회의원이 20일 시의회 로비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심효준 기자) |
그동안의 이견을 좁혀보겠단 취지에서 최근 전개한 양당의 의장·부의장, 원내대표 간의 비공식 회동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면서다. 어느덧 제272회 임시회 폐회가 다가오는 상황 속에서 대전시의회를 대표를 맡은 이상래 의장은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7월 19일 제272회 임시회 보이콧을 선언하고 집단 농성에 돌입한 대전시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이금선, 조원휘, 송대윤, 김민숙)들은 20일 국민의힘 소속 송활섭 운영위원장과 이재경 행정자치위원장을 비판하며 농성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이금선 의원은 이날 시의회 로비에서 "의장과 부의장 그리고 원내대표 사이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계속 진행했고 일부 진전한 내용도 있지만 저희가 조례안을 미상정하는 것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송활섭, 이재경 두 상임위원장의 태도는 여전히 그대로"라며 "독단 운영과 파행의 원인을 제공한 두 의원은 현 사태에 대한 책임과 각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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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 대전시의회 의원 일동과 조승래 국회의원, 박영순 국회의원이 20일 시의회 로비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심효준 기자) |
조승래 의원은 "입법권은 시민들이 맞긴 가장 큰 의무이자 책임이자 권리다. 이걸 막겠다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행위"라며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하루빨리 이성을 찾고 의회의 본분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전시의원 사이에서 발생한 갈등이 전체로 확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여야 갈등은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갈등이 커지는 사이 임시회가 곧 폐회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7월 17일 개회한 제272회 임시회의 공식적인 폐회 날짜는 24일이다. 임시회 의사일정 절반가량이 흐른 지금까지 각 상임위원회는 국힘 의원들의 주도로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빠진 현재 상황 속에선 반쪽짜리 운영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양측의 대립이 지속하면서 협치 정신이 실종된 양당 모두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의장·부의장, 원내대표 등 여야를 대표하는 의원들이 며칠 동안 대화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입장 차이만 되풀이한 채 진전된 결론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민주당 의원들의 조례안 서명 거부와 안건 미상정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민주당도 국힘 의원들에게 펼친 정치 공세와 개인 의원들 사이 얽힌 감정 문제 해결에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파행 종식을 위한 양보는 양측 모두 부족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앞으로의 타협 과정에서 이제는 이상래 의장이 좀 더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의회를 대표하는 자리를 맡은 만큼 협치를 전개하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협상에선 무엇을 얻어내는지 보다 무엇을 내줄지를 먼저 고민해야 하는데 양측 모두 물러서지 않으면서 결론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대전시의회를 책임지는 자리인 의장이 적극 중재에 나서 양당의 양보를 일부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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