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런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그는 왜 임무를 맡을까. 늘상 영화 처음 부분 미션이 주어질 때 이 임무가 얼마나 중요하고, 또 그만큼 위험한지가 헌트에게 알려집니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러니 선택해라. 하지 않아도 된다. 하든, 하지 않든 명령지는 5초 후에 사라진다. 그런데 헌트는 이제껏 그래왔듯 극악한 상황 속의 위험한 임무를 선택하고 온몸을 바쳐 수행합니다. 그리고 성공합니다.
왜 거절할 수도 있는 임무를 맡을까에 대해 헌트는 분명히 답하지 않습니다. 임무 수행 과정에서 추론할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에서 드러나듯 더 이상 대의명분이 중요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그는 도리어 그레이스(헤일리 앳웰 분)에게 동료가 되어 함께 일하자고 제안합니다. 그리고 더 이상 젊지 않은 배우 톰 크루즈 역시 헌트가 되어 CG나 대역 배우가 아니라 본인이 모든 액션을 수행해야 하는 어려운 과정을 육체로 감당해 냅니다. 할 일이 있고, 누군가는 해야 하고, 나는 내가 그 일을 해낼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 이것이 그가 하고 싶은 말이었을 겁니다.
헌트는 임무 수행의 과정에서 구체적 육체성을 통해 존재를 확인하고 의미를 확보합니다. AI 빌런이 만들어내는 혼란과 막막함을 뚫고 그는 오토바이를 타고, 낙하산을 메고, 기차 위를 누빕니다. 총과 칼과 주먹을 사용합니다. 영화는 마침내 찾아낸 열쇠보다 그렇게 하기까지의 과정이 훨씬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 주인공의 결단과 도전이 가장 크게 부각됩니다. 실상 이 영화의 스토리와 갈등 구조는 다소 혼란스럽습니다. 특히 일사, 그레이스, 파리 등 여성 캐릭터들과 헌트의 관계가 모호합니다. 물론 후편이 예고되어 그렇겠지만 빌런의 정체 역시 뚜렷하지 않습니다. 이런저런 아쉬움 속에 영화는 액션의 존재론을 역설합니다.
/김대중(영화평론가·영화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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