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7월 15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중호우 피해가 접수된 가운데 이중 산사태와 주택 매몰로 인한 피해는 절반 이상에 달했다. 충청권에서는 14일 충남 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것에 이어 15일에는 충남 청양, 공주, 세종에서도 산사태, 토사 유출로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논산과 청양, 세종에서는 인명 피해로까지 이어졌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10시 30분부로 '산사태 위기경보'를 부산, 대구·울산, 경남지역을 포함해 전국(제주 제외)에 최고 등급인 '심각' 단계로 발령하기도 했다.
기후변화로 이러한 산사태 발생은 더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연평균 강수량이 증가하고 국지성 집중호우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1990년 1255㎜인 반면 2020년에는 1316㎜까지 증가했다.
최근 10년간 산사태 피해의 82%가 7~8월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발생 시기도 앞당겨졌는데, 20년 이내 최초로 올해 5월에 산사태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피해복구비는 최근 10년 평균 583억 원이었지만, 지난해 749억 원으로 28% 증가했다.
산사태 피해는 특히 중부지방에 발생률이 큰데, 지난 10년간 충청권의 산사태 피해면적은 630㏊에 달해 영남(494㏊), 호남(402㏊)보다 더 많다. 충청권 역시 산사태로부터 안전할 수 없는 만큼 피해 예방을 위한 관계 당국과 지자체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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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 국민 행동요령 (사진=산림청) |
산허리 일부에 금이 가거나 내려앉을 때, 바람이 없는데도 나무가 흔들리거나 넘어지는 때, 산울림·땅울림이 들릴 때도 산사태가 발생할 조짐이거나 산사태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흙이 적은 급경사지보다는 중간 정도의 경사를 지닌 산지에서, 뿌리가 깊이 박히는 활엽수림보다는 침엽수림에서 발생 위험이 더 크다.
산사태가 나면 돌·흙이 떨어지는 방향에서 옆으로 이동해 가장 높은 곳으로 가야 한다. 주택에서 대피하지 못한 경우에는 산과 가장 멀리 있는 가장 높은 층의 방으로 대피하고 머리를 보호한 다음 119에 신고한다. 운전 중에는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대피 이동 중에는 신호등, 가로등, 고압전선 주변으로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 피해를 막기 위해 여름철 우기와 태풍 직전 산과 가까이 있는 집은 배수시설 점검도 필요하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계속된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져 있어, 산사태 발생 위험이 매우 큰 만큼 국민적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며 "긴급재난문자, 마을방송 등에 귀 기울여 주시고, 위기상황 시에는 반드시 마을회관, 학교 등 안전한 곳으로 신속하게 대피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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