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안전은 곧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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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안전은 곧 권리

방원기 경제부 차장

  • 승인 2023-07-16 11:41
  • 수정 2023-07-17 10:09
  • 신문게재 2023-07-17 18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방원기 편집국에서 사진
방원기 경제부 차장
놀랍다고 해야 할까. 기특하다 해야 할까. 13일 전국 최초로 열린 '제1회 대전 특성화고 안전지식경진대회'에서 보여준 대전 특성화고 303명의 학생들의 문제 풀이 능력은 수준급이었다. 자칫 단순한 놀이에 그칠 거라 생각했으나 오산이었다. 퀴즈왕이 되고자 하는 학생들의 열의는 상당했다. 오죽하면 사회자가 더 이상의 오답자가 나오지 않으면 시간이 부족해 진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퀴즈만 잘 맞췄다고 놀랍다는 게 아니다. 대전도시과학고·대전디자인고·유성생명과학고·충남기계공업고·대전국제통상고·대전대성여자고·대전여자상업고·대전신일여자고·대전생활과학고·동아마이스터고 등 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을 때 보다 안전한 사회를 이끌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다.

그간 대전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근로자들의 안타까운 사건·사망 사고는 이어졌다. 제조업 공장 기계에서 몸이 깔려 사망하는가 하면, 택배 회사 등에서 손가락이 절단되는 등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이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사고는 한순간이고, 상해는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는다.

손필훈 대전지방고용노동청장은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회사에 비전이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일자리가 안전하고 건강한지를 최우선으로 봐야 한다." 손 청장은 취업 후 일자리가 건강하지 않거나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그것을 요구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자가 일차적으로 회사에 요구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한 설명이다. 그는 안전이 위협받는다 생각하면 언제든 고용노동청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했다. 손 청장은 "권리 위에서 누워 잠을 자면, 아무도 보호해주지 않는다"며 "소중한 권리를 잊지 않고 긴 여정이 멋지게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안종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제주에 세워진 동상을 예로 들어 안전의 중요성을 얘기했다. 안 이사장은 "제주학생문화원에 이민호 군의 동상이 있는데, 특성화고에서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안타깝게 사망한 학생"이라며 "일터가 위험한지를 알아야 하고, 위험을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안전이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꼭 안전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성화고 학생을 대상으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행사가 주는 의미가 깊은 데는 여기에 있다. 각 기관장 등은 단순한 인사말에 그치지 않고 미래 산업 인력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학생들은 친구들과 퀴즈를 풀어나가며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안전에 대한 상식을 익혀나갔다.

1회에 그치지 않고 미래 산업인력의 안전이 탄탄해질 수 있도록 꾸준히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언제든 자신의 권리를 요구할 수 있다는 어른들의 말이 미래 산업인력의 가슴 한 켠에 새겨졌길 바라면서. 방원기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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