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수학이 어려운 이유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수학이 어려운 이유

윤강준 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 승인 2023-07-13 17:12
  • 신문게재 2023-07-14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윤강준 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윤강준 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변별력을 판별하기 위해 제안된 킬러문항이 이슈다. 그 중심에는 어김없이 수학이 놓여 있다. 여기서 킬러문항이란 시험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수능에서 어떻게 해서든 학생들이 틀리게 만들려는 의도가 다분해 그 의도가 '맞히라고 만든 문제가 아닌 헷갈리고 어려워하라고 만든 문제를 의미한다.

그런데 교과과정과 수능에서 수학의 난이도를 낮추면 사교육이 완화되고 공교육이 일정 부분 활성화될 수 있지만, 우수한 신입생을 선발하고 싶은 대학에서는 수능에서 변별력이 낮아진다고 수학에 대한 기초적인 능력을 대학에서 다시 교육시켜야 한다고 난색을 표하고 더욱이 자녀들을 좋은 대학에 진학시키고자 열망하는 학부모의 엄청난 반발이 뒤따를 것이다. 이렇듯 초중등 교육과정에서의 수학은 수포자의 증가와 사교육의 양성 등 심각한 고민거리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고민의 해소는 간단하다고 본다. 단지 근본으로 돌아가 흥미를 유발시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수업에 참여시키기 위해 문제풀이 중심보다는 개념의 이해와 활용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에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수학이 왜 어렵다고 여기며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포자들이 증가할까? 이에 대해 답하기 전에 다음 두 사례를 먼저 살펴보고자 한다. 하나는 오래전 영화인 쥬만지의 한 상황으로 목조건물이 마법에 의해 늪으로 변해 한 사람이 목조건물에 몸의 일부가 갇히게 돼
옆에 있는 어린 아이에게 집 뒤의 창고에 가서 도끼를 가져오라고 한다. 그래서 어린 꼬마가 창고에 갔더니 창고가 잠겨있어 창고에 들어가지 위해서 주위를 보니 문 옆에 도끼가 세워져 있어 그 도끼로 창고를 문을 부수는 장면이 있었다. 그 꼬마는 창고에 들어가 도끼를 가져가야 한다는 것만 생각했지 왜 도끼를 가지고 오라고 했는지 그리고 도끼가 왜 필요한지는 모르기에 시키는 대로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 영국과 프랑스가 가장 가까운 33.3㎞의 도버해협을 어느 수영선수가 수영으로 횡단하는 도전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 날은 바람도 없고 안개가 자욱하기에 수영으로 횡단하기엔 최적으로 날씨였지만, 그 선수는 중도에 너무 힘들어 도전을 포기하고 자신을 뒤따라온 배 위에 올랐는데 안개로 인해 보이지 않았던 최종목적지가 눈앞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그 선수는 만약 목표지점까지의 남은 거리를 알았더라면 절대 포기하질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고 한다.

수학이 어려운 이유는 위 사례에서처럼 수학이 무엇인지를 모르기 때문이며 왜 배우는지에 대해서 모르고 막연하게 어려운 기호나 공식들을 암기해서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려고 하니 당연히 수학이 어렵기만 하고 흥미나 즐거움 또한 느낄 수 없게 된다. 우리가 집을 짓고자 할 때, 집의 골격은 철골이나 목재, 벽돌 등을 사용하고 나무의 크기를 맞추기 위해서 절단할 땐 톱을 사용하며 또 연결할 땐 못과 장도리를 이용한다. 즉, 우리가 집을 짓고자 할 때 어떠한 재료와 도구들이 필요한지를 파악하고 그 재료와 도구들의 쓰임새를 활용해 집을 완성한다.



수학도 마찬가지다. 수학은 자연의 현상이나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언어이며 집합, 방정식, 함수, 공간도형, 미적분, 확률 등등의 수식과 개념들은 표현에 사용되는 도구인 것이다. 미분은 변화를 표현하고 이해하고자 할 때 사용되고 물체의 위치나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서 좌표를 이용하며 물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기 위해서 함수라는 개념을 이용한다. 수학은 생각이나 현상을 수식과 여러 개념들을 도구로 사용해 표현하고 수학적 사고를 통해 이해하는 학문이다. 그리고 고교과정에서는 수학의 식과 개념들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즉 도구의 쓰임과 활용법(논리적 사고력)을 배우는 과정이다. 학생들에게 단순한 풀이보다는 여러 문제나 현상들을 수와 식 그리고 수학적 개념들을 이용해서 스스로 현상을 설명하도록 학습시킨다면 위에서 언급한 수학에 대한 고민들은 해소될 것이며 이것이 수학교육의 목적이라고 여긴다. 윤강준 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청권 부동산 시장 온도차 '뚜렷'
  2. 오인철 충남도의원, 2025 대한민국 지방자치평가 의정정책대상 수상
  3. 위기브, ‘끊김 없는 고향사랑기부’ 위한 사전예약… "선의가 멈추지 않도록"
  4. 국제라이온스협회 356-B지구 강도묵 전 총재 사랑의 밥차 급식 봉사
  5. '방학 땐 교사 없이 오롯이…' 파업 나선 대전 유치원 방과후과정 전담사 처우 수면 위로
  1. 대전사랑메세나·동안미소한의원, 연말연시 자선 영화제 성황리 개최
  2. 육상 꿈나무들 힘찬 도약 응원
  3. [독자칼럼]대전시 외국인정책에 대한 다섯 가지 제언
  4. 경주시 복합문화도서관 당선작 선정
  5. [현장취재 기획특집] 인문사회융합인재양성사업단 디지털 경제 성과 확산 활용 세미나

헤드라인 뉴스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은 성과와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시간이다. 주민과 가까운 행정은 자리 잡았지만, 지역이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구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제도는 커졌지만 지방의 선택지는 오히려 좁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구 감소와 재정 압박, 수도권 일극 구조가 겹치며 지방자치는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지금의 자치 체계가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아니면 구조 자체를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인지에 대한 질문이 커지고 있다. 2026년은 지방자치 30년을 지나 민선 9기를 앞둔 해다. 이제는 제도의 확대가..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이 지역 의제로선 매우 이례적으로 정국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 뇌관으로 까지 부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부 여당이 강력 드라이브를 걸면서 보수 야당은 여당 발(發) 이슈에 함몰되지 않기 위한 원심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6월 통합 단체장 선출이 유력한데 기존 대전시장과 충남지사를 준비하던 여야 정치인들의 교통 정리 때 진통이 불가피한 것도 부담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들과 오찬에서 행정통합에 대해 지원사격을 하면서 정치권이 긴박하게 움직이..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가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값을 따로 받는 '컵 따로 계산제' 방안을 추진하자 카페 자영업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다회용 머그잔과 테이크아웃 일회용 컵 가격을 각각 분리한다는 게 핵심인데, 제도 시행 시 소비자들은 일회용 컵 선택 시 일정 부분 돈을 내야 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2027년부터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 무상 제공을 금지할 계획이다.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최근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컵 따로 계산제를 탈 플라스틱 종합 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