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브리핑] 제자리만 걷는 대전하나시티즌과 보폭 넓히는 한화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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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브리핑] 제자리만 걷는 대전하나시티즌과 보폭 넓히는 한화이글스

  • 승인 2023-07-13 09:45
  • 수정 2023-07-13 09:50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대전하나시티즌과 한화이글스의 최근 분위기가 시즌 초와 비교해 완전히 뒤바뀌었다. 화끈한 공격 축구로 K리그1의 강호들을 잡아내며 화려한 데뷔전을 장식했던 하나시티즌은 최근 5경기 연속 승리를 가져오지 못하며 정체를 겪고 있는 데 반해, 시즌 초 끊임없는 악재로 연패를 거듭하던 한화이글스는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의 거침없는 활약에 힘입어 승승장구하고 있어서다.

올여름 본격적인 시즌 중반에 들어선 지금, 부실한 뒷문이란 약점을 간파당하며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하나시티즌과 후반기 로테이션 변화를 통해 리그 순위 반등을 노리는 한화이글스가 무사히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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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하나시티즌 선수들이 7월 12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골을 넣은 후 함께 기뻐하고 있다.(사진=대전하나시티즌 제공)
◆제자리걸음의 반복 속 정체된 대전하나시티즌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 우리에게 위기가 찾아왔다고 생각한다"



대전하나시티즌 이민성 감독이 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는 횟수가 잦아지기 시작했다. 최근 허망하게 승리를 날려버린 경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은 6월 7일 강원FC를 원정 경기에서 2-1로 잡아낸 이후, 최근 5경기에서 승리를 단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5경기 연속 무승부란 성적표는 꽤나 양호한 성적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한때 선두권까지 기대했던 팀으로선 한없이 애석하기만 한 결과다. 특히 파이널A 진출의 마지노선(6위)에서 타 팀들과 치열하게 경쟁을 벌여야 하는 현재 상황에선 팀 내부 선수들에게도, 팬들에게도 더욱 조급함을 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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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들로 가득찬 대전월드컵경기장.(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경기력에 있다. 시즌 초부터 지적당했던 치명적인 약점인 부실한 뒷문을 전혀 보강하지 못하고 있다. 대전은 7월 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21라운드 홈경기를 마친 뒤 2-2라고 적힌 전광판을 보며 웃어 보이지 못했다. 2-0으로 앞서고 있다가 내리 2골을 내주며 허무하게 승리를 떠나보냈기 때문이다.

7월 12일 전북 현대와의 홈경기에서도 아쉬운 경기력은 되풀이했다.

전반 0-1로 전북에 뒤처져있던 대전은 후반 강력한 화력을 바탕으로 김인균과 신상은이 동점골과 역전골을 터뜨렸다. 그렇게 대전은 승기를 잡아채는 듯했지만, 후반 추가시간 하파 실바의 슈팅에 대전의 골망이 흔들리며 또다시 무승부로 결판이 났다.

앞선 두 경기를 두고 이민성 감독도 "이겨야 할 경기를 놓치고 말았다. 2-0이 2-2가 된 것은 진 것과 다름없다", "팬들께 너무 죄송한 일"이라며 아쉬움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최종 파이널A 진출을 꿈꾸는 대전으로서는 분위기 반전이 시급하다. 7월 13일 오전 기준 대전은 리그 6위(7승 9무 6패, 승점30점)에 올라서 있긴 하지만, 제주 유나이티드(8승 6무 8패), 광주FC(8승 6무 8패)와 승점이 같은 데다, 9위인 인천 유나이티드(6승 9무 7패)와도 승점이 단 3점 차이다. 한 경기 승패의 결과로 6위부터 9위까지의 순위가 완전히 뒤집힐 수 있다는 것으로, 지금과 같은 대전의 제자리걸음이 반복한다면 장밋빛 전망만을 기대하기는 힘들어질 전망이다.

13일 전북과의 무승부 이후 이민성 감독은 "2차례 연속 무승부를 거둔 건 팬들께 너무 죄송한 일"이라며 "오늘 같은 경우에도 한 차례의 실수로 골을 내줬다. 선수 기용을 잘하지 못한 제 책임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다시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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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채은성 선수가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홈팬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화이글스 제공)
◆로테이션 변화로 보폭 더 넓히려는 한화이글스

"나는 행복합니다"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 응원가 중 하나인 한화이글스의 대표 응원가 후렴구가 한화의 상승세와 함께 크게 울려 퍼지고 있다. 한화의 최근 10경기 성적표는 7승 3패다. 시즌 초 연패를 밥 먹듯이 기록하던 시절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더욱이 지난달 21일 KIA타이거즈와의 경기부터 7월 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까지, 2005년 이후 18년 만에 8연승이란 대기록을 이룩하며 거센 상승기류를 탔다. 일수로는 6593일 만이다.

분위기 반전의 서막을 이끌었던 핵심엔 리카르도 산체스, 펠릭스 페냐와 같은 외국인 선수들이 존재했고, 꿋꿋하게 팀의 중심을 지키던 문동주, 채은성과 같은 국내 선수들도 준수한 기량을 유지해내면서 팀 내 분위기 반전에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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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선수들이 7월 1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승리한 후 축하를 나누고 있다.(사진=한화이글스 제공)
거듭된 악재 속에 커져 가던 팬들의 원성도 이제는 함성으로 변해가고 있다.

한화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홈 평균 관중이 2000명 정도였지만, 올해는 평균 6000명대까지 올라갔으며 입장권 매진 기록도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물론 코로나19란 큰 장애물이 있던 시기와 비교한 수치이긴 하지만, 4월 6승 1무 18패란 저조한 성적 속에 티켓 판매율이 점점 하락했던 시절과는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엔 지난 시즌 같은 기간 대비 전체 예매율이 44%가량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굿즈 상품을 판매하는 이글스샵의 매출은 두 배가 넘게 오른 상태다.

팬들의 함성에 힘입어 순위도 한 단계 올라섰다.

한화는 7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2-1 승리를 기록하며 리그 8위에 안착했다. 선발 투수 문동주의 호투와 문현빈의 결승 2타점 2루타가 따낸 값진 승리다. 여전히 리그 하위권이란 현실엔 변함이 없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을 좀 더 크게 열어 보이고 있다는 점에선 상당히 의미가 깊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한화는 로테이션 변화를 통해 보폭을 더 넓히는 것을 꾀하고 있다. 펠릭스 페냐, 리카르도 산체스, 문동주까지 투수 3선발은 고정으로 두고 4, 5선발 자리를 유동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2군에 있는 장민재와 김서현까지도 1군 선발 등판의 후보다. 다만 최근 1군에 복귀한 하주석을 두고선 평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단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인데, 타선의 보강을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선택이란 시선도 병행하고 있다.

최원호 감독은 "장민재 선수와 김서현 선수가 좋다는 보고가 계속 올라오고 있어 언제부터 로테이션에 넣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후반기엔 둘을 선발진에 투입하는 구상도 하고 있다. 선발해야 위기관리 능력도 생길 수 있고 트레이닝 훈련도 체계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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