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 경제부 차장 |
대기업 중 본사 소재지가 비수도권에 있는 기업은 포스코를 비롯해 현대중공업(울산), 카카오(제주), 대우조선해양(경남) 등 한 손으로 꼽을 정도다. 실질적인 본사기능이 서울에 있다고는 하지만 지역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은 사실이다. 지역이 발전을 위해 기업 본사를 원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포항시와 포스코 갈등을 보면서 충청권은 그마저도 부러울 수 있다. 충청권에는 대기업 본사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역에서 성장한 골프존 등 기업들도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면서 수도권으로 떠나갔다. 수도권의 면적은 우리나라 총면적의 12%인데, 인구, 산업, 병원, 대학 등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모여 있다. 특히 1000대 기업 본사 중 754개가 수도권에 있다.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가 중 수도권 집중이 가장 심하다. 수도권에 인구 51%가 밀집해 있고, 상위 1000대 기업의 74%가 수도권에 있다. 지금처럼 지방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면 2050년쯤에는 전국 시·군·구의 절반이 사라진다는 통계도 나왔다. 젊은 인재들이 양질의 일자리와 생활환경을 추구하며 수도권으로 몰려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고 합리적인 현상이다. 수도권 집중은 지역 간 형평성 문제뿐 아니라 국토 등 자원의 비효율성을 초래한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튼실한 기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얼마 전 이장우 대전시장은 "수도권을 뛰어넘을 도시는 대전이 유일하며 반드시 수도권을 뛰어넘을 것"이면서 지역 기업들에게 성장하더라도 지역에 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 시장은 머크사 본사가 독일 담스타트라는 소도시에 있다면서 지역에도 대기업 본사들이 자리 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기치로 내걸었다. 6대 국정 목표로 선정할 만큼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기업이 지역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교육 등 정주 여건을 탄탄히 할 수 있도록 힘써줘야 한다.
지역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지역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상문 경제부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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