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포스코와 포항시 갈등이 부러운 이유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포스코와 포항시 갈등이 부러운 이유

이상문 경제부 차장

  • 승인 2023-07-12 15:20
  • 신문게재 2023-07-13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이상문기자
이상문 경제부 차장
포항시와 포스코 간 갈등이 포스코 지주회사(포스코홀딩스) 설립으로 불이 붙었다가 진화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2월 지주회사 소재지를 2023년 3월까지 포항으로 이전하고, 미래기술연구원 본원을 포항에 두며,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포항시와 지역 상생협력 및 투자사업을 협의하기로 약속했다. 이 과정에서 불거진 실질적 본사이전 문제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포항제철소 1기 설비 준공 50주년을 맞아 이강덕 포항시장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20개월 만에 만남을 갖고 갈등 해결에 나서고 있지만 상생의 길을 걸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대기업 중 본사 소재지가 비수도권에 있는 기업은 포스코를 비롯해 현대중공업(울산), 카카오(제주), 대우조선해양(경남) 등 한 손으로 꼽을 정도다. 실질적인 본사기능이 서울에 있다고는 하지만 지역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은 사실이다. 지역이 발전을 위해 기업 본사를 원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포항시와 포스코 갈등을 보면서 충청권은 그마저도 부러울 수 있다. 충청권에는 대기업 본사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역에서 성장한 골프존 등 기업들도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면서 수도권으로 떠나갔다. 수도권의 면적은 우리나라 총면적의 12%인데, 인구, 산업, 병원, 대학 등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모여 있다. 특히 1000대 기업 본사 중 754개가 수도권에 있다.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가 중 수도권 집중이 가장 심하다. 수도권에 인구 51%가 밀집해 있고, 상위 1000대 기업의 74%가 수도권에 있다. 지금처럼 지방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면 2050년쯤에는 전국 시·군·구의 절반이 사라진다는 통계도 나왔다. 젊은 인재들이 양질의 일자리와 생활환경을 추구하며 수도권으로 몰려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고 합리적인 현상이다. 수도권 집중은 지역 간 형평성 문제뿐 아니라 국토 등 자원의 비효율성을 초래한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튼실한 기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얼마 전 이장우 대전시장은 "수도권을 뛰어넘을 도시는 대전이 유일하며 반드시 수도권을 뛰어넘을 것"이면서 지역 기업들에게 성장하더라도 지역에 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 시장은 머크사 본사가 독일 담스타트라는 소도시에 있다면서 지역에도 대기업 본사들이 자리 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기치로 내걸었다. 6대 국정 목표로 선정할 만큼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기업이 지역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교육 등 정주 여건을 탄탄히 할 수 있도록 힘써줘야 한다.

지역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지역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상문 경제부 차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