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공론] 만성교 다리 위로 사랑이 흐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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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공론] 만성교 다리 위로 사랑이 흐르고

김용복/ 평론가

  • 승인 2023-07-11 14:27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산다는 게 힘이든가요 외로워서 힘이 든가요

운명처럼 만난 내 여인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인생이란 구름 같은 것 어느 곳에 머물지 몰라

한번 가면 다시는 못 올 너와 나의 인생이기에



내 영원히 함께 할 사람 내 사랑은 당신 뿐이야



텅 빈 가슴 채워 줄 사람 당신 말고 누가 있나요

운명처럼 만난 내 여인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인생이란 구름 같은 것 어느 곳에 머물지 몰라

한번 가면 다시는 못 올 너와 나의 인생이기에

내 영원히 함께 할 사람 내 사랑은 당신 뿐이야

내 영원히 함께 할 사람 내 사랑은 당신 뿐이야

내 사랑은 당신 뿐이야



오전부터 비가 내렸다. 억수같이 쏟아졌다.

오늘은 7월 10일 월요일이다. 지난 월요일에도 필자는 이곳에 왔다.

"밥 한 번 먹자 밥 한 번 먹자. 시간 내서 얼굴 좀 보자/보고 싶구나 나의 친구야

얼굴 보고 밥 한 번 먹자"라는 소리에 귀가 솔깃했던 것이다. 밥을 공짜로 주는 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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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수를 나누는 정겨운 이웃들이 박수치며 즐거워하고 있다(왼쪽 첫번째 회원이 행복을 나누는 주인공).
이곳, 대전효문화마을 대강당은 장맛비와는 상관없이 월 1000원만 내면 이곳에서 더위를 피하며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월 1000원이라니? 그렇다. 1천원이다. 점심 식사도 시원한 냉방에서 5000원이면 다양하게 먹을 수 있고, 이곳에서 조리해주는 국이며 다양한 반찬들이 까다로운 입맛에도 척척 맡는다.

오늘도 그랬다. 밥 한 번 먹자는 대신 "산다는 게 힘이든가요, 외로워서 힘이든가요. 운명처럼 만난 내 여인 당신만을 사랑한다"라고 하는 진성의 노래를 유명 강사 지정재님이 지도하고 있었다.

세월이 가면 어릴 적 친구도, 이웃들도, 친척들도 다 곁을 떠나게 된다. 마지막까지 내 곁을 지켜줄 사람은 아내요, 남편이요, 자녀들이라고 한다. 그런데 또 있다. 이곳에 월요일마다 모여 손뼉치고 노래하는 정다운 이웃들. 노래 중간에 야쿠르트나 음료수를 나누는 정겨운 이들이야말로 우리가 살아 숨 쉬는 동안 함께 해줄 지인들이다. 그렇게 지적인 교양들을 지니고 있었다.

부부는 서로에게 가장 귀한 보배요 끝까지 함께하는 사람이다. 살다보니 돈이 많은 사람보다, 잘난 사람보다, 많이 배운 사람보다, 마음이 편한 사람이 훨씬 좋다고 한다. 이곳 지정재 강사가 지도하는 노래 교실에 와 보라. 근심 걱정이 어디 있고 외로움이 어디 있겠나. 손뼉치며 노래부르다 보면 가까이 왔던 치매도 달아나 버린다.

이곳에 오면 텅 빈 가슴 채워 줄 사람도 있고, 짝을 떠나버리고 방황하는 나같은 외톨이 늙은이도 반겨 맞아주는 여인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곳에서 운명처럼 만난 여인, 그 여인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김용복/ 평론가

김용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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