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주 경제부 차장 |
최근 부동산 지표를 보면 더욱 그렇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동향을 보면 전국 집값은 2022년 5월부터 2주 전(2023년 6월 29일)까지 매주 내렸다. 60주 동안 집값은 단 한 번도 멈추지 않고 하락했다. 이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13.58%포인트 떨어졌다. 대세 하락기로 접어들기 전 이러한 조짐은 나타났다.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 전국 집값은 하락과 보합을 반복하며 힘겨루기를 지속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집값은 123주 연속 상승 곡선을 탔다. 당시 부동산 시장은 유례없는 폭등을 경험했다. 전국에서 투기 광풍이 불었을 정도다. 아이러니하게도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개입할수록 집값은 오히려 날뛰었다. 20여 차례 내놓은 규제책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렀다.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부동산 시장은 양극화가 더욱 심화 됐다. 수도권과 지방, 똘똘한 한 채와 그 외 주택으로 구분됐다. 여기에 전세난까지 겹치면서 주택 시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당시 주택 빈부격차는 심각했다. 고가주택 상위 20%(5분위)와 저가주택 하위 20%(1분위) 간 아파트 격차가 무려 9.3배에 달했다.
부동산 정상화를 이끌려던 정부는 헛다리만 짚다 정책실패 낙인찍혔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집값은 어느 정도 안정화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위축과 각종 규제 완화책이 한몫한 결과다. 정부는 급격히 하락한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막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경착륙 방지를 위한 규제책으로 집값이 덜 내린 것 아니냐는 지적엔 대세 상승기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부동산 시장 하락 속도 완화를 통해 시장 안정화를 바라는 것을 읽힌다.
하지만 여전히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들에겐 시장 진입장벽이 높다. 고금리를 이용해 주택을 구매할지, 더 기다려야 할지 고민이 깊다. 이는 시장 변화를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기에 섣불리 결단을 내리기 불안하다. 또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도 어떻게 변화할지 모른다.
관건은 시장 안정화다. 대상에 따라 느끼는 체감이 다를 수 있다. 다만, 누구나 공감하는 선에서 제도적 개선과 방안이 마련되면 불만은 크지 않을 것이다. 상승과 하락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시기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시장 모니터링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한 혼란 없는 정책을 기대해 본다. 박병주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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