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앞을 요란하게 지나간다
'아버지 위급상황에
심장을 동동거리던 그날이 불안으로 조여와
소리 가는 방향으로 휘청인다'
불빛이 넘치는 금요일 저녁
꽉 막힌 도로에서 구급차가
차들 사이를 파고들다 더 나가지 못하고
빙빙 도는 소리만 날카롭게 울려댄다
순간, 내 눈을 의심하듯
차들의 바퀴가 재빠르게 하나둘 움직이더니
마치 모세의 기적처럼 길이 급하게 열렸다
촌각을 다투는 앰뷸런스는 울음을 매달고
쏜살같이 빠져나가고
도로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차선을 찾아
답답한 흐름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현경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