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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들은 라면 가격이 내려갔지만 다른 재료 가격이 오른 탓에 판매가격을 인하할 수 없는 상황이고, 소비자들은 일부 상품만 가격이 인하돼 큰 체감이 어렵다는 의견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농심은 주요 제품인 신라면을 4.5% 인하했으며, 삼양도 12개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4.7% 낮췄다. 이에 소매점 기준 1000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낮아졌다. 최근 국제 곡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비용 절감에 따라 소비자 가격을 내린 것이다.
십수 년 만에 라면 업계가 가격 인하를 결정했지만, 실상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은 그리 높지 않은 분위기다.
주요 제품을 인하했다고는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품목들이 인하 대상에서 대부분 빠져 있기 때문이다.
대전 유성구에 사는 이 모 씨는 "라면 가격이 내려갔다는 내용은 들었다. 최근 인상 소식만 듣다가 인하 소식을 들어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며 "하지만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가격이 그대로이며, 인하한 가격이 크진 않아 사실상 가격이 내려갔다는 게 피부에 와닿진 않는다"고 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도 아쉬움을 나타낸 바 있다.
라면값 인하는 긍정적이지만, 소비자에게 가장 인기 있는 제품들은 제외 됐다는 점에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농심은 신라면 외 너구리, 짜파게티 등은 인하 제품에 포함되지 않았다. 삼양도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인 불닭볶음면은 제외했다"며 "뿐만 아니라 두 업체 모두 이번에 진행한 가격 인하율이 지난해 가격 인상률의 약 50% 정도에 그친 상황이라 여러모로 아쉬움이 크다"고 밝혔다.
자영업자들도 상정은 비슷하다. 다른 원재료 가격이 인하되지 않아 라면 가격만 내려갔다고 판매 가격 조정 등은 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전 중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A 씨는 "라면 가격이 인하된 건 다행이지만, 그 외 재료들은 이미 오른 상태다. 특히 여름철 전기세 등 걱정하면 라면값이 내려가서 비용 절감 부분에서 크게 실감하긴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며 "라면 한 메뉴 판매 가격은 인건비, 파, 계란 등 부자재 비용까지 포함돼 책정됐기에, 전반적인 가격을 내릴 순 없다. 하지만 한동안은 인상은 하지 않을 듯 싶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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