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계획'에 따라 이달 말까지 신청서 접수를 거쳐 중증질환에 대해 난도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의료기관이 오는 12월께 최종 선정될 예정이다. 2021년 4기 선정 때 전국 45개 병원을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하고, 충남권에서는 대전에 충남대병원, 천안 단국대병원과 순천향대 천안병원이 각각 상급종합병원으로 운영 중이다. 우수 종합병원을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해 중증질환에 대해 난도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육성하는 것이 제도 취지다. 올해 충남대병원 등 4기 선정 기관은 재지정을 위해 준비 중이고, 건양대병원과 을지대병원 등은 새롭게 지정받고자 물러설 수 없는 경쟁을 예고했다.
이번 심사에서는 병원 내 중증환자 비율과 중환자실 확보비율, 음압격리 병상확보율, 코로나19 참여 기여도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입원환자전담전문의 배치수준, 간호사 1인당 연평균 1일 입원환자 수, 심장·뇌 질환 등의 고난도·중증질환에 대한 치료는 얼마나 했는지 평가된다.
다만, 인구 대비 상급종합병원이 부족해 중증·난치성 질환 치료 기회를 놓치고 있는 곳에 보편적 진료 접근성을 재고 방안은 평가 기준에 담기지 않았다.
대전시 인구(145만명)는 천안과 아산의 인구(88만명)의 두 배 가까이 되고, 금산과 보은·옥천에서도 찾아와 진료받아 의료 수요인구는 많으나 상급종합병원은 충남대병원 한 곳만 지정된 실정이다.
특히, 2012년부터 시작된 상급종합병원 지정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한정된 자리를 놓고 병원들이 쟁탈전을 벌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구분 지어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하는 체계를 전국 20개 안팎 진료권역으로 세분화해 필요한 곳에 최상위 의료기관이 운영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인구가 많은 대전에 상급종합병원을 한 곳만 지정함으로써 상대적으로 고난도·중증질환에 대한 의료서비스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라며 "진료권역을 행정적 울타리에서 벗어나 실질적 의료 생활권으로 재조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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