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톡] 이런 말을 잊고 살지는 않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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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톡] 이런 말을 잊고 살지는 않으십니까?

남상선/수필가, 대전가정법원 전 조정위원

  • 승인 2023-06-30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우리는 살아가면서 때를 놓치고 후회하는 일이 너무나 많다.

후회의 부류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기서는 말할 기회를 놓치고 가슴 아파하는 갑남을녀의 언어생활에 대해서 말해 보겠다.

'고맙습니다, 사랑해요, 감사해요, 힘내세요, 괜찮아, 덕분입니다, 미안해,'

간단한 말들이지만 힘이 나게 하는 면에서는 영약 이상 가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힘이 빠져 있는 사람한테 힘이 나게, 용기가 솟게 하는 말들이기 때문이다.

또 실의에 빠져 있는 사람한테 희망을 갖게도, 용기와 힘이 나게 하는 말이 되기도 한다.

무기력한 생활인에게 삶의 의욕을 갖게 하고, 허덕이는 사람한테 든든한 구원자가 되기 때문이다.

말들 가운데에는 실패로 좌절하고 있을 때 주눅 들지 않게 하는 말도 있다.

또 고마워하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 수 있게 하는 말도 있다.

이같이 다양한 약효로 밝은 생활을 유도하는 게 좋은 말들이니, 우리는 무관심으로 그들을 놓치지 말아야겠다.

무기력한 사람한테는 힘이 나게 하고, 우울한 사람에게는 흐뭇한 행복감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은 말이니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필요한 때 들려주는 좋은 말 한 마디는 상대방을 행복하게도, 힘이 나게도 할 수 있다. 또 푸근하게도, 용기가 나게도 할 수 있다.

이런 걸 안다면 우리는 적재적소에 좋은 말을 선별해 쓸 수 있는 언어생활을 해야겠다.

위에 언급한 단어들은 취사선택의 여지없이 누구라도 쓰면 좋은 말이다.

특히 사랑하는 가족들한테 잊지 않고 꼭 쓰는 단어들이 됐으면 좋겠다.

공기는 우리 주변에 늘 있어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그것이 5분만 없어도 우리는 살 수가 없다. 숨을 쉴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가족도 마찬가지다. 부모님도, 배우자도, 자녀도, 공기와 같이 소중한 존재임에 틀림이 없다.

헌데, 우리는 소중한 가족한테 고마움이나 감사함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살고 있다.

꼭 필요한 때 유용하게 쓰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 현실이다.

나는 어느 쪽의 언어생활인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볼 일이다.

자신의 생일 날 어머니께 < 어머니, 낳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

직장 일로 힘들어 하는 아버지 손을 꼭 잡으며 < 아버지, 힘 내세요. 제가 있잖아요! >

성적이 떨어져 걱정하는 딸에게 < 순희야, 괜찮아. 앞으로 더 열심히 하면 되잖아. >

출산한 아내에게 손을 꼭 잡아주며 < 당신 수고했어! 당신 덕분에 나 아빠 됐어. >

승진한 남편이 아내에게 < 나 당신 기도 덕분에 하는 일마다 잘 되고 있어. 여보 고마워 >

직장생활로 바쁜 아빠가 네 살 꼬마에게 < 보민아, 아빠가 많이 놀아주지 못해 미안해. >

출근하는 아빠, 엄마한테 아들딸이 < 엄마, 아빠, 힘 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

사업에 전전긍긍하는 남편한테 아내가 < 여보 , 우리 같이 힘내요. 함께 파이팅해요! >

상 받는 아들이 부모님께 < 엄마, 아빠, 감사합니다. 덕분에 또 우등상을 받게 됐어요.>

승승장구하는 사업가가 아내에게 < 당신 응원 덕분에 하는 일마다 잘돼. 당신 고마워. >

감사하며 사는 생활얘기를 하다 보니 윌슨 대통령의 일화가 떠올랐다.

윌슨은 가난한 어머니의 아들로 공부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어렵게 아들의 학비를 마련하여 공부를 시켰다. 어머니의 눈물겨운 노고로 아들이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다. 허나, 어머니에게는 고민이 생겼다. 졸업식장에 가기가 두려웠다. 초라하고 누추한 자신의 모습이 수석졸업을 하는 아들의 영예에 오점이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서였다. 하지만 아들은 간곡히 권유하여 어머니를 졸업식장에 모시고 나갔다. 아들은 졸업연설을 통해 수석졸업의 영광을 하느님과 스승님,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에게 돌렸다. 우레와 같은 박수 속에서 그는 학장으로부터 금메달을 받았다. 그는 메달을 자신의 목에 걸지 않고 두 손으로 받쳐 들고는 청중들 사이에 앉아 계신 어머니에게로 걸어갔다. 사람들의 시선이 초라한 옷을 입은 그의 어머니에게 집중되었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어머니의 은혜로 이렇게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메달은 마땅히 어머니께서 받으셔야 합니다."

그는 어머니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드렸다. 참으로 감동적인 졸업연설이었다. 그 후 그는 그 대학의 학장이 되었다. 10년 후엔 제28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노벨 평화상도 받았다. 그가 바로 민족자결주의를 제창한 윌슨 대통령이다.

보통 사람 같으면 수석졸업으로 금메달을 받는다면, 머리 좋은 자신이 공부를 잘 헤서 받는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받은 금메달은 자신의 목에 거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허나 윌슨은 모든 공을 하느님 , 교수님, 어머니 덕분으로 돌리고 자신의 목에 걸어야 할 금메달을 정성껏 손으로 받쳐 들고 어머니 앞으로 가서 어머니께 감사하며 어머니 목에 걸어 드렸다. 또 가난으로 고생해서 초라하고 꾀죄죄한 어머니 모습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어머니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이러한 인성과 인품을 가진 윌슨이었기에 민족자결주의를 제창한 28대 미국 대통령으로 노밸 평화상까지 받게 된 것이다.

역시 사람은 좋은 인성으로 감사하며 살아야 잘 된다는 사례를 보여 준 것이라 하겠다.

아무리 좋은 말이 있어도 그것을 활용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인 것이다.

좋은 말을 쓴다고 하더라도 때를 놓치고 쓰는 말은 소용이 없는 것이다.

'고맙습니다, 사랑해요, 감사해요, 힘내세요, 괜찮아, 덕분입니다, 미안해,'

'이런 말 잊고 살지는 않으십니까'

우리는 이런 말들을 못하고 살아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식으로 평생 후회하지는 말아야겠다.

이런 좋은 말들은 특정인만이 쓰라고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니다.

좋은 말을 쓰면 남녀노소, 부자, 빈자, 가릴 것 없이 모두에게 활력이 되는 것이다.

승자나 패자 누구 할 것 없이 모두에게 격려가 되고 위로가 되는 것이다.

현인이 따로 없다. 행복한 사람도 따로 없다. 칭찬 받는 사람도 따로 없다.

보물 같은 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현인이고,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우리 모두 소중한 사람들이 떠난 후에 후회하는 사람으로 살지는 말아야겠다.

왕후장상에 씨가 없듯이 칭송받고 사랑받으며 행복을 누리는 사람도 따로 없는 것이다.

우리 감사하며 사는 생활로 사랑받고 칭송받고 행복하게 살아야겠다.

당신은 오늘도 '이런 말을 잊고 살지는 않으십니까?'

남상선/수필가, 대전가정법원 전 조정위원

남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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