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공론] "엄마, 곧 달려갈게.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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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공론] "엄마, 곧 달려갈게. 기다려."

박미경/요가 전문강사

  • 승인 2023-06-29 10:53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사랑하는 저의 엄마에 대한 간절한 사모곡입니다.-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 노래에 /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바구니 머리에 이고 /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 옵~니다』

지난 초등학교 시절 우리 어린이들은 이 노래를 부르며 엄마 생각을 많이 했답니다.

엄마는 먹고 살기 위해 어린아기 홀로 집에 남겨두고 섬 기슭에 굴 따러 가고, 아기는 뒹굴뒹굴 놀다가 지쳐서 울지도 못한 채 잠이 들곤 했겠지요. 그런 모습을 작가는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취해 잠이 들었다고 표현합니다.

노래 자체는 생계 때문에 아이를 돌보지 못해서 고생하시는 어머니의 고단한 삶을 묘사한 것이지만, 당시의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부분 하루하루의 생계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가난한 나라였으므로 부모님은 돈 벌러 나가고 아이가 홀로 집을 지키다 지쳐서 잠드는 장면은 드물지 않게 연상될 수 있는 장면입니다.

어렸을 적 나는 엄마가 계셔서 엄마의 그리움을 잘 모르고 지냈습니다. 그러나 엄마가 떠나고 안 계신 지금은 엄마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돌아가시기 전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엄마를 바라보며 아무것도 해드리지 못한 안타까움에 그저 애타게 "엄마! 엄마!"하고 목소리 높여 불러도 보았고, 얼굴을 비벼대며 소리높여 울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내 모습은 마치 우리집 강아지가 똥이 마려워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엄마의 마지막이 곧 코앞에 왔음을 인지했던 그때, 설마 하루 이틀쯤은 기다려 주실 줄 알았던 그때 내 마음은 현실이 아닌 꿈길을 걷고 있는 듯 했었지요.

"아니야! 아니야! 이건 꿈일 거야!"라고 외치며 어떻게 사람이 금방 숨이 멎을 수 있는지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엄마, 나 얼마큼 사랑해?" 하고 물으면 늘 두 팔을 머리 위로 둥그렇게 올리며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한다고 어린아이처럼 해맑은 미소로 대답하시던 우리 엄마. 마지막까지 딸의 모습을 눈에 담아가시려고 제대로 눈도 감지 못한 우리 엄마의 모습에 가슴 찢어지게 아팠었지요.

"엄마 다음 생에는 꼭 내 딸로 태어나 꼭 알았지? 그동안 받은 엄마 사랑 내가 백 배, 천 배 줄게"

엄마가 생을 마감한 그 임종이라는 시간. 엄마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엄마의 귓속에 대고 외치는 것밖에 없었지요. 그날 이후 나는 매월 첫째 주 토요일은 늘 엄마가 계신 추모공원 가는 것으로 휴일 첫날을 시작합니다.

이처럼 엄마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아름다움을 가슴에 품게 하는 것이지요. 자녀가 엄마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감정의 승화를 경험하는 좋은 예가 된다지요. 엄마와의 추억이 그리움으로 남는다는 것이 그 순간의 아픔이나 고통조차도 그 감정의 본질이 어디를 향하고 있었는지를 알게 하는 시간들이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매월 첫째주 토요일 날이 밝았습니다.

엄마를 만나러 가는 날입니다.

"엄마, 곧 달려갈게. 기다려."

박미경
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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