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번째 실무교섭이 결렬된 27일 대전교육청 본관 앞 무기한 천막농성이 44일차를 맞이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
27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대전지부 등으로 구성된 대전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노조)와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진행된 42차 실무교섭이 3시간가량 진행됐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오전 10시 시작된 교섭은 두 차례에 걸쳐 40여 분간 정회 후 오후 12시 50분께 끝났다.
이날 논의에선 교섭 안건인 방학 중 비근무자의 근무 일수 확대와 상시근무자 자율연수를 비롯해 기타 안건으로 급식실 조리실무원 배치기준 완화에 대해 양측이 대화를 나눴다.
노조 측은 조리실무원 1명이 113명의 식사를 조리하는 데서 96명으로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교육청은 107명 수준까지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사측인 대전교육청은 이날 교섭에서 기존 제시했던 수준을 유지하되 앞으로 3년간 학령인구가 감소하더라도 감원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대안을 추가로 제시했다. 다만 노조는 병을 얻어가며 일하고 있는 현실에서 당장 인력 보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호소하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교육청은 방학 중 비근무자의 근무 일수 확대와 상시근무자 자율연수 도입에 대해선 노조 측이 파업을 철회하기 전까지는 기존 제시했던 협상안에서 발전된 내용을 제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대전옥계초와 대전선화초의 파업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단 파업을 철회하고 집중교섭을 진행하자는 것이다.
노조는 사측인 대전교육청이 진전된 교섭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파업 철회를 우선 강조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로 맞섰다.
학비노조 대전지부 관계자는 "진정된 입장을 기대하고 교섭에 임했는데 파업을 철회해야 교섭을 진행한다는 입장만 보였다"며 "노조가 수정안을 제시하겠다고 했지만 노조의 수정안은 꺼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대전교육청 측은 "집중교섭 얘기를 하면서 한 달만이라도 (파업을) 유보해 달라고 제안했던 것"이라며 "노조는 파업을 풀라는 건 교섭 결렬과 같은 것이라고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노조 측에 수정안을 내 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다음 교섭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당초 교섭은 2주에 한 번씩 열리지만 빠른 사태 해결을 위해 다음 주 중 교섭일을 정하겠다는 게 교육청 입장이다.
이날 기준 총 8개 학교서 급식실 조리실무원 파업이 진행됐으며 이중 5개 학교서 기성품도시락이 대체식으로 제공됐다. 28일부터는 3개 학교가 추가로 1~6일간 파업에 동참한다.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장기 급식 파업학교 학부모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대전옥계초 학부모들은 전날인 26일 설동호 대전교육감 면담에서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하기도 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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