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7일 '2024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공개했다.사진은 지난 1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6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
27일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4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공개했다.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만점)를 살펴보면 국어 영역은 136점, 수학은 151점으로 지난해 국어 134점, 수학 145점 보다 각 2점과 6점이 상승했다. 국어 만점자는 1492명(0.39%)으로 지난해 371명(0.08%)보다 4배 늘었고, 수학 만점자는 648명(0.17%)으로 지난해 934명(0.22%)보다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아지면 상승하게 된다. 통상적으로 최고점이 130점대를 기록하면 평이한 시험으로, 140점 이상이면 어려운 시험, 150점 안팎이면 '불수능'으로 불린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모평이 지난해 수능에서 어려웠던 수학은 더 어렵게 출제됐고, 킬러문항 문제가 제기된 국어의 경우 평이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어의 경우 성적대별 난이도가 달라 2~3등급 학생들에게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국어는 1등급에는 쉽고 2~3등급에는 어려운 시험이 됐을 것"이라며 "킬러문항 배제 경향과 맞물려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제들의 오답률 상승, 난이도 조정을 통해 표준점수의 전체적 크기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수학이 더 어려워지면서 국어와 수학간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도 지난해 수능 11점보다 4점 늘어난 15점이 됐다. 이에 따라 자연계열 상위권 수험생에 유리한 시험이라는 불만이 제기된다. 높은 수학 표준점수를 바탕으로 인문·사회계열에 교차 지원하는 것에 대한 우려다.
입시학원들은 과목간 표준점수 격차가 커진 점과 '킬러문항 배제'에 따라 올 수능에서 수학이 6월 모평보다 쉬워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한기온 제일학원 이사장은 "최근 정부 방침을 보면 국어·영어 및 탐구는 6월 모평과 비슷하게 출제될 것으로 보이며, 다소 어려웠던 수학은 보다 쉽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는 여전히 발생하기 때문에 본인이 선택한 과목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절대평가인 영어는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학생이 2만 9042명(7.62%)으로 지난해 수능 3만 4830명(7.83%)보다 다소 줄었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도 과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보다 전체적으로 쉽게 출제됐다는 평이다. 탐구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사탐의 경우 생활과 윤리가 73점으로 가장 높았고, 사회·문화가 66점으로 낮았다. 과탐은 지구과학Ⅱ가 98점으로 가장 높고, 물리학Ⅰ이 69점으로 낮았다. 한국사 영역의 1등급 비율은 14.18%,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3.80∼22.60%로 나타났다.
국어 선택과목별 응시자 비율이 화법과 작문 59.2%, 언어와 매체는 40.8%로 나타났으며,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수험생이 지난해 수능 35.1%보다 5%p 가량 늘었다. 시험이 다소 어려운 대신 높은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기 위해서다.
수학 선택과목 응시자 비율은 미적분 48.5%, 기하 3.7%, 확률과 통계 47.8%로 미적분이 확률과 통계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 비율이 지난해 수능에선 45.4%였는데, 이번 모평에서는 48.5%를 기록하며 지속해서 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문과 학생 상당수가 이과 수학 미적분으로 갈아타는 현상이 두드러졌다"면서 "고난도 문제가 배제되는 기조 변화에 따라 앞으로 미적분으로 쏠림현상이 더 크게 나타날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수험생은 38만1673명으로, 재학생 30만6203명,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등은 7만5470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보다 재학생은 2만2286명 줄었으나 졸업생 등이 1만457명 증가했다. 졸업생 응시자가 늘어난 것은 의대 진학을 노리는 재수생 등 증가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모의고사 채점 결과는 28일 수험생에게 통지된다. 코로나19 확진 등으로 온라인 응시한 수험생 399명의 점수는 채점 결과 분석에 반영되지 않았으며, 이들에게는 채점 결과의 영역·과목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등을 기준으로 산출한 별도의 성적을 제공했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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