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비 경감 대책과 사교육 카르텔 근절을 위한 대책과 수능 '킬러문항' 공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발표한 이날 경감대책에는 ▲공정한 수능 실현(킬러문항 핀셋 제거) ▲범정부 차원 사교육 카르텔 대응 ▲중·고생 EBS 활용한 자기주도학습 지원 ▲유아 공교육 강화 등의 세부계획이 담겼다.
먼저 공교육 과정 중심의 공정한 수능을 점진·단계적으로 실현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으로 사교육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킬러문항을 핀셋으로 제거한다. 적정 난이도와 변별력을 갖춘 문제가 출제될 수 있도록 교사를 중심으로 '(가칭)공정수능평가 자문위원회'를 운영하고, 독립성이 보장되는 '공정수능 출제 점검위원회'를 신설해 수능 출제 단계에서 킬러문항을 걸러낼 계획이다.
또한 사교육 카르텔 근절을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집중 대응한다. 실제 교육부는 현재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오는 7월 6일까지 2주간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신고된 일부 수능 전문 대형입시학원의 카르텔 및 부조리에 대해서는 관계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단호히 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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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교육부는 유·초등 단계에서의 사교육비 경감 및 유아 공교육을 강화키로 했다. 유아 단계에서는 초등학교 입학을 대비한 사교육 수요를 고려해 유-초 연계 '이음학기'를 확대해 운영하고, 영어·예체능 등 수요가 많은 방과후 과정을 위해 재정 지원도 늘린다. 특히 유아 사교육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유아 사교육비 조사를 신설하고, 이른바 유아 영어학원을 유치원처럼 운영하는 편법 사례도 단속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교육부는 학부모가 불안감으로 인해 사교육에 과잉 의존하지 않도록 학부모와의 소통기회를 대폭 확대키로 했다.
이 자리에서 이주호 부총리는 "역대 정부를 막론하고 공교육 과정 내에서 수능 출제가 기본 원칙이었다"면서 "학생·학부모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고 킬러문항이 출제된 것과 조금이라도 더 일찍 발표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학부모, 교육청, 관계부처, 나아가 지자체·민간까지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부가 공개한 수능 킬러문항 예시(과학) |
교사노조연맹(위원장 김용서)은 "사교육 경감 방안의 필요성은 공감한다. 그러나 대학입시와 고교 정책에서 점수경쟁교육의 폐단을 시정하는 과감한 대책 없이, 사교육이 줄어들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라며 "한국의 유초중등교육과 관련 입시제도에 대한 과감한 점수경쟁교육 폐단 시정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정성국)도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교육부가 전반적인 사교육 경감 방안을 제시하고 강력한 추진 의지를 밝힌 부분은 시의적절하다"며 "학교 여건을 반영해 내실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획기적인 행·재정적 지원과 교원업무 경감도 함께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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